[프로축구]K리그 MVP 28일 발표… 문자로 전화로 뜨거운 로비전

  • 입력 2005년 12월 9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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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수선수(MVP)는 당연히 박주영 아닙니까?”

“아니죠. 이천수의 활약이 더 돋보였죠.”

요즘 프로축구 담당기자들은 FC 서울과 울산 현대 관계자들의 전화나 문자메시지에 몸살을 앓고 있다. 하나같이 서울 박주영(20)과 울산 이천수(24)를 선택해 달라는 부탁이다. 기자단 투표로 뽑는 MVP는 28일 발표된다.

박주영은 프로 초년병임에도 컵 대회와 정규리그에서 18골 4도움의 맹활약을 펼쳤다. 평균 2만 명이 넘는 구름 관중을 몰고 다닌 ‘박주영 신드롬’은 프로축구 활성화에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천수는 스페인에 진출했다 실패한 뒤 시즌 중반에 K리그로 복귀했음에도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에서 7골 5도움으로 팀을 9년 만에 정상에 올려놓은 주역이 됐다.

그야말로 박빙의 승부다.

이에 소속팀 관계자들이 발 벗고 나서 “우리 선수를 뽑아 달라”며 ‘로비전’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서울은 소속팀 ‘뉴스레터’ 특별호에 ‘박주영이 MVP가 돼야 하는 10가지 이유’를 자세히 설명해 기자단에 뿌리고 있다. ‘화룡점정으로 올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란 문자메시지도 보내고 있다. 박주영이 직접 기자들에게 ‘한 해 동안 지켜봐줘 감사합니다’라는 e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또한 서울은 박주영이 올해 한국 경제에 미친 효과가 무려 1700억 원에 이른다는 스포츠 마케팅 전문조사기관인 SMS의 보고서 내용을 부각시키고 있다. 울산은 주로 전화로 기자단을 공략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9년 만의 K리그 우승은 이천수의 힘이 컸다. 시즌 중반에 합류했음에도 팀을 플레이오프에 올려놓은 뒤 우승까지 이뤘다. 팀이 플레이오프에도 못 오른 박주영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설명하고 있다.

누리꾼들도 MVP 선정 관련 기사에 수많은 댓글을 올리며 논란을 벌이고 있다.

이런 양 팀의 열띤 로비전과 누리꾼들의 반응에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시즌이 끝났지만 아직도 K리그는 계속되고 있는 것 같다”며 반기는 분위기.

스포츠전문지 3사에서 선정한 MVP에선 박주영이 2승 1패로 앞선 상태.

과연 누가 최후에 웃을까.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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