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겨울은 해가 무척 짧다. 오후 3시인데도 어스름하다. 해질녘 햇살이 반사된 경기장의 모습은 무척 아름답다.
홈 구단 ‘하노버96’의 마케팅팀 토비스 하머 씨의 안내를 받아 경기장에 들어서니 동쪽 스탠드의 ‘HANNOVER 96 AWD ARENA’라는 커다란 글자가 눈에 띈다. 2006 독일 월드컵에서의 공식 이름은 ‘니더작센 슈타디온’이지만 현지인들에게는 ‘아베데(AWD) 아레나’라고 불린다. AWD는 경기장 재건축의 메인 스폰서인 투자 컨소시엄 이름이다.
하노버 경기장 주변은 아름다운 마시파크 공원 등 숲으로 둘러싸여 있지만 하노버96의 팀 컬러는 붉은색이다. 홈 서포터스들의 좌석도, 경기장 선수 벤치도 온통 새빨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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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출입구 옆 공동취재구역의 새빨간 양탄자 위에는 96이라는 숫자 밑에 ‘디 로텐(Die Rotten·빨강)’이라는 글자가 보인다. 한국축구대표팀의 붉은 악마들이 쓰는 ‘더 레즈(The Reds)’와 같은 말이다.
2006년 6월 24일 오전 4시(한국 시간) 한국팀은 이곳에서 스위스와 G조 예선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저녁 하노버 시내에서 만난 하노버96의 열성 팬 폴커 브링크만(32·변호사) 씨는 이 경기의 의미를 이미 알고 있었다.
“하노버에서의 경기가 한국과 스위스엔 모두 가장 중요한 경기가 될 것이다. G조 2위를 노리는 양 팀이 맞붙으니 말이다. 스위스의 젊은 선수들도 훌륭하지만 나는 한국을 믿는다. 나에게도 붉은 악마처럼 하노버의 붉은 피가 흐른다.”
하노버=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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