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코치는 “솔직히 기부 문화가 발달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너무 일찍 시작했다는 생각도 들어요. 하지만 일단 시작한 이상 재단이 잘 뿌리내리게 해야죠”라고 말했다.
홍 코치는 그동안 광고모델로 활동해 받은 돈을 거의 다 재단에 기부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
“돈 많은 선배님들을 졸라야겠어요. 실력은 있는데 형편이 여의치 못해 축구를 그만둔 유망주가 많거든요. 그들의 꺼져 가는 희망을 되살려 주고 싶어요. 좋은 일인데 설마 선배님들이 거부하겠어요.”(웃음)
사실 홍 코치는 일본과 미국에서 선수생활을 하는 등 국내보다는 해외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 재단에 제대로 신경을 쓰지 못했다. 하지만 2006 독일 월드컵이 끝나면 고려대 박사과정에서 공부할 예정이라 좀 더 많은 시간을 재단에 투자할 예정.
최근엔 재단 심벌(그린 볼)도 만들었다. 어린 새싹들이 녹색 그라운드에서 힘차게 뛸 수 있게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장학금은 얼마 되지 않지만 지원을 받은 유망주들이 자신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더욱 열심히 살고 있어 흐뭇하단다. 프로에서 뛰고 있는 신영철(성남 일화)과 이상협(FC 서울)이 홍명보장학재단의 도움을 받은 선수.
“프로에 진출한 장학생들이 자리를 잡으면 장학회로 끌어들일 생각입니다. 자신들과 비슷한 후배들을 돕게 해야죠. 이렇게 이어지면 조만간 재단도 확고하게 자리를 잡지 않을까요.”
홍 코치는 매년 2억5000만 원 정도의 수익금이 생기는, 소아암어린이와 소년소녀가장 돕기를 하고 있는 자선축구대회도 12월이 아닌 좀 더 따뜻한 시기에 할 수 있도록 관련 단체와 협의 중이다. 그는 휴가 중에도 온통 ‘아름다운 축구’ 생각뿐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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