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에서 극한 경험은 무척 중요하다. 위기의 순간이나 강적을 만났을 때 한계를 뛰어넘는 경험을 해본 선수들이 그렇지 못한 선수에 비해 침착성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스포츠 심리학자들의 견해다.
선수들은 위기 상황에 봉착하면 자신도 모르게 소극적이 돼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게 한계 상황의 경험 유무다.
2002 한일 월드컵을 준비하던 거스 히딩크 감독은 “강팀과 맞붙어야 선수들의 장단점을 파악할 수 있다”며 강팀들을 상대로 평가전을 했고 결국 4강 신화를 창출했다. 강팀과 싸운 게 일종의 한계를 뛰어넘는 ‘지옥훈련’이었던 셈이다.
김병준(스포츠심리학) 인하대 교수는 “프랑스 같은 강팀과 싸우다 보면 긴장감이 높아져 집중력이 좋아진다. 이는 훈련으로 이어져 패스 한 번도 집중력을 가지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강팀에 연패할 경우 오히려 사기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는 비판적 의견도 있지만 강팀과의 경기가 주는 긍정적 효과가 더 크다고 한다.
한국축구대표팀이 15일 해외전지훈련을 떠난다. 아랍에미리트와 사우디아라비아, 홍콩을 거쳐 미국까지 6주간의 강행군이다. 그리스 핀란드 크로아티아 멕시코 등 강팀들과의 경기도 예정돼 있다. 이번 훈련이 2006 독일 월드컵 무대에서 한국 선수들이 거침없는 질주를 할 수 있는 발판이 되기를 기대한다.
“대∼한민국.”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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