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대표팀에 있어 15일 떠나는 해외 전지훈련은 사실상 올해 독일 월드컵의 명운을 좌우할 시험무대다. 5월 중순 월드컵 본선을 위해 소집될 때까진 함께 훈련할 기회가 없기 때문. 본선 16강 이상 진출 여부가 이번 훈련에 달린 셈이다.
● 지옥의 레이스… 비행거리 4만8000㎞ 10차례 평가전
국제선만 8번 타고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홍콩 미국 시리아의 5개국을 돈다. 비행시간 60시간, 비행거리 4만8000여 km의 강행군. 강도 높은 훈련에 아시안컵 예선 시리아 전까지 총 10경기를 치러야 하니 선수들을 초주검으로 몰아넣는 지옥훈련이다.
● 다목적 훈련… 강한 자만 살아 남는다
힘겨운 일정인 만큼 선수들을 제대로 파악할 기회이기도 하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운동생리학적, 스포츠심리학적 관점에서 강한 훈련을 통해 나타나는 선수들의 원정 적응력, 훈련 뒤 회복력, 강팀을 상대하는 집중력 등을 총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을 업그레이드할 계획. ‘베스트 11’은 물론 본선 최종 엔트리 23명의 가닥을 잡을 생각이다.
● 실수를 최소화하라… 본선 팀과 닮은 스타일 연구
아드보카트 감독은 전지훈련에서 상대할 팀에 대한 경기 CD와 DVD 자료를 잔뜩 가지고 떠난다. 협회 기술국에서 만든 자료. 시간이 짧은 만큼 상대를 철저히 분석해 가장 효과적인 처방을 내려 실수를 최소화해야 한다. 평가전 상대도 본선 G조에서 만날 토고와 프랑스, 스위스 등과 스타일이 비슷한 팀으로 잡았다.
2002년 초 미국 북중미축구대회에서 전술 부재, 골 결정력 부재, 포지션 혼란 등으로 연패하는 등 시행착오를 겪은 뒤 다시 수개월 동안 팀을 만든 거스 히딩크 감독과는 달리 시간적 여유가 전혀 없다. 처음부터 핌 베르베크, 아프신 고트비, 홍명보 코치 등 한국을 잘 아는 2002년 멤버를 합류시킨 것도 최소의 시간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기 위한 포석.
● 주전은 내 것… 베스트11 전훈서 사실상 확정
선수들은 살아남기 경쟁을 해야 한다. 부상 등 변수가 없다면 유럽파를 제외하고 이번에 선발된 선수들로 최종 엔트리를 구성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번에 아드보카트 감독의 눈도장을 받지 못한다면 태극마크는 사실상 물 건너 가게 된다. 이에 따라 2002년 멤버 이천수를 비롯해 ‘떠오르는 새별’ 이호(이상 울산)와 박주영(서울) 등 모든 선수가 비장한 각오로 전지훈련에 임할 태세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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