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CUP 2006]6월의 신화, 독일서 다시 한번

  • 입력 2006년 1월 19일 03시 22분


나의 머리에, 너의 가슴에 여전히 생생하게 자리 잡고 있다.

그해 여름의 뜨거웠던 땀과 함성이. 가슴 터질 것 같던 감동이.

돌이켜봐도 마냥 행복하고 아직도 가슴이 떨린다. 2002년 6월 붉은 옷을 입은 우리는 목이 터져라 ‘대∼한민국’을 외쳤고 우리는 신화를 썼다.

한국이 1954년 스위스부터 1998년 프랑스까지 5번 본선에 나가 거둔 성적은 4무 10패.

2002년 우리의 꿈은 16강이었다. 아니, 목말랐던 ‘단 1승만’ 거둬도 반세기 갈증이 풀릴 것만 같았다.

2002년 6월 4일이 운명의 날. 한국대표팀은 첫 상대 폴란드를 2-0으로 꺾었다. 48년 동안 쓰지 못했던 ‘1승’이라는 문자를 ‘한국’ 옆에 붙일 수 있었다.

이어 10일 미국과 1-1 무승부. 14일 박지성의 골로 포르투갈도 1-0으로 꺾고 우리는 당당하게 16강에 올랐다.

꿈★은 이루어졌다.

어,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이탈리아와의 16강전은 기적이었다. 88분을 끌려 가던 한국은 종료 2분 전 설기현의 동점골로 되살아났다. 그리고 연장 후반 안정환의 골든골.

한국은 8강에 올랐고 축제는 이어졌다.

6월 22일 광주. 한국은 승부차기 끝에 스페인 무적함대를 침몰시켰다.

4강. 한국이 4강에 오르다니.

한강물이 출렁이고 지축이 흔들렸다. 천지개벽이 이런 것일까.

온 국토가 붉게 물들었다. 폴란드전 49만8000명, 미국전 76만9000명, 포르투갈전 278만 명. 거리 응원 인파는 세포 복제하듯 순식간에 불었다. 이탈리아전 420만 명, 스페인전 480만 명, 25일 독일과의 준결승에는 680만 명이 거리를 붉게 물들이며 응원을 펼쳤다.

그리고 다시 월드컵의 해가 왔다.

그해 그들이 입에 단내 나도록 뛰고 또 뛰어 ‘4강 신화’를 썼듯이 우리 태극 전사들은 이제 다시 한 번 ‘신화’를 쓰려고 떠난다. 분명 쉽지는 않을 것이다. 쟁쟁한 대륙의 경쟁자를 뚫고 독일에 모이는 32개국 철각들. 만만한 상대는 없다. 강하지 않은 팀도 없다.

하지만 그해 여름처럼 우리 모두가 하나가 된다면, 혼과 신을 다해 뛴다면.

못할 것은 또 무엇이냐.

너도 나도 힘차게 외쳐보자. 꿈꾸는 것만으로 신나지 않은가. ‘대∼한 민국.’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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