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농구가 중국을 이길 수 없는 이유

  • 입력 2006년 1월 26일 15시 36분


프로농구 한중 올스타 2차전이 열린 중국 허난성의 신흥 공업도시 지위안(濟源). 철강과 석유 산업을 성장 엔진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지만 인구는 아직 20만 명에 불과하다. 도로에 자동차는 별로 없고 낡은 오토바이와 자전거만 느릿느릿 움직이는 영락없는 시골이다.

그러나 체육관은 도시 규모에 걸맞지 않는 현대식 건물이었다. 올스타전 입장권은 최고 1280위안(약 15만4880원). 이 곳 한달 평균 임금인 2000위안의 절반이 넘었다. 관중이 몇 이나 올까 걱정이 앞섰지만 기우였다. 5000개의 좌석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엄청난 입장료를 기꺼이 낸 만원 관중 앞에서 중국이 서울에서 열린 1차전 때처럼 친선 이벤트라는 이유로 경기를 느슨하게 할 수는 없는 일. 중국 선수들은 눈에 불을 켰고 한국은 84-105로 크게 졌다.

게다가 중국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목표로 신진들로 팀을 구성했다. 17점을 올린 이첸리엔(광동 홍위엔)이 18세인 것을 비롯해 중국의 평균 나이는 23.4세. 반면 한국은 최연소가 방성윤(SK)으로 24세이고 한국팀의 평균 나이는 30세였다.

중국 아디지앙 감독은 "베이징올림픽에서 8강을 넘어 역대 최고 성적을 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미 중국의 눈은 세계로 향해 있는 것이다. 광대한 인적자원과 장기적인 플랜, 소도시에서도 볼 수 있는 농구 열기와 인프라.

한국 농구가 중국을 넘어설 수 있는 날은 더욱 멀게만 느껴졌다.

지위안=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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