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허승욱(34·지산리조트·사진)의 표정은 편안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대회에 나갔는걸요. 여기 경사는 별 것 아니에요.”
이번 대회를 끝으로 그가 은퇴한다. 1988년 캘거리 대회부터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까지 5회 연속 동계올림픽에 나갔고 1984년부터 동계체육대회에 나가 43개의 금메달을 땄던 국내 알파인 스키 간판 허승욱의 고별 무대다.
출발을 기다리는 동안 여기저기서 격려의 말이 들려왔다. “허승욱, 파이팅.”
그를 친형처럼 따르는 국내 1인자 강민혁(25·용평리조트)도 섭섭한 표정으로 “형, 침착하게”라고 외쳤다. 이윽고 허승욱은 출발 신호와 함께 튀어나가 저 아래 흰 바탕 속으로 사라졌다. 허승욱은 10일 개막하는 토리노 동계올림픽 참가를 앞두고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참가한 국가대표 강민혁(40초 32), 김형철(25·강원랜드·40초 50)에 이어 40초66의 기록으로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일과 3일에는 대회전과 회전 종목에 참가한다.
이번 동계체육대회에는 제주를 제외한 15개 시도 선수단 3192명(선수 2156명)이 참가해 나흘 간 열전을 벌인다.
평창=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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