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캠프가 열리고 있는 미야자키의 선마린스타디움. 토요일을 맞아 구경을 나온 팬들이 구장 스탠드를 가득 채웠다.
누구든 최선을 다하지 않을 수 없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60여 명의 선수단 가운데 가장 눈에 띈 것은 올해 새로 ‘교징(巨人)맨’이 된 이승엽(사진)이었다.
먼저 관중의 탄성을 자아낸 것은 시뮬레이션 배팅에서의 ‘사인 홈런’이었다. 시뮬레이션 배팅이란 실제 경기 상황임을 가정하고 투수는 전력투구를 하고, 타자는 상황에 맞는 배팅을 하는 훈련이다.
1사 1루에서 들어선 첫 타석. 이승엽은 방망이가 부러지며 1루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두 번째 타석. 곤도 헤드코치가 “홈런을 치라”고 사인을 보냈다. 2구째에 이승엽의 방망이가 힘차게 돌았고, 타구는 쭉쭉 뻗어가더니 우중간 스탠드 가운데에 떨어졌다. 올 시즌 요미우리 캠프에서 나온 첫 실전 홈런이었다. 하라 다쓰노리 감독조차 “홈런을 치라고 사인을 냈다고 정말 홈런을 치다니…”라며 웃음을 지었다.
팬들을 더욱 흥분시킨 것은 이어진 프리 배팅이었다. 이승엽은 79개의 스윙 중 무려 29개를 담장 밖으로 날려 보냈다. 홈런율이 무려 0.367이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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