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하는 일본야구대표팀의 간판스타 이치로 스즈키(33·시애틀·사진)가 훈련 첫날부터 도발적인 발언을 했다.
21일 후쿠오카 야후돔에서 열린 일본팀의 첫 훈련이 끝난 뒤 이치로는 일본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이기는 것만으로 만족하는 게 아니라 지켜보는 일본 팬들에게 대단한 경기였다고 느끼게 해 주고 싶다. (한국 대만 등 상대팀에는) 앞으로 30년간은 일본을 이길 수 없다는 걸 보여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치로의 도발 발언은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시절이던 1997년에도 있었다. 한일 프로야구 친선 시리즈를 위해 한국 땅을 밟은 이치로는 한국에 대한 첫인상을 묻는 질문에 “마늘 냄새가 나는 것 같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한편 22일 야후돔에서 훈련을 하던 한국야구대표팀 선수들은 이치로의 발언을 전해 듣고 투지를 불사르는 모습이었다.
투수 손민한(롯데)은 “이치로의 말을 들으니 반드시 이치로를 꺾고 일본에 이기고 싶다”고 말했다.
‘국제용 타자’인 이병규(LG)도 “프로 입단 후 다섯 번 대표팀에 뽑혔다. 그렇지만 2000년 시드니 올림픽과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대회 등 모든 대회에서 일본에 진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병규는 또 “이번 한국대표팀은 메이저리거들을 포함해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만큼 호락호락하게 당하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한일 스타 선수들의 장외 설전으로 후끈 달아오른 WBC 아시아 예선 한일전은 내달 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다.
후쿠오카=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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