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 6, 은메달 3, 동메달 2개.
토리노의 17일을 달군 태극전사들.
영광의 순간 속으로 들어가보자.》
▼‘폭주남녀’ 안현수-진선유 투톱시대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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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남녀 대표팀 에이스인 안현수(21·한국체대)와 진선유(18·광문고)가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을 통해 자신의 시대를 활짝 열었다.
특히 취약 종목이었던 500m에서도 동메달을 따내며 동계올림픽 최초의 쇼트트랙 전 종목 메달 획득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안현수는 1000m와 1500m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실력을 보여 줬다.
남자 대표팀의 ‘맏형’인 오세종(24·동두천시청)은 “절대 스피드에서 당대 최고”라고 안현수를 평했다. 실제로 중장거리에서 안현수의 아웃코스 추월은 다른 선수들과 몸싸움이 일어날 여지조차 허용하지 않을 만큼 강력하다.
안현수는 “주변에서 전관왕에 대한 기대감도 많았지만 개인적으로 취약했던 500m에서 동메달을 따게 된 게 기쁘다”고 말했다.
여자 대표팀의 막내 진선유는 이번 대회에선 막판 뒤집기를 즐겼다. 이는 ‘순간 가속력’에 자신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작전. 뛰어난 지구력에 순간 스피드, 거기에 첫 출전한 올림픽 무대인데도 심리적으로도 전혀 위축되지 않는 대범함까지 겸비해 빙상 관계자들은 당분간 진선유와 대적할 여자선수를 찾기 힘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진선유는 “3관왕이 돼 너무 기쁘고 특히 변천사 언니가 가장 고맙다”고 말했다. 그는 “팀 선수권대회와 세계선수권대회가 연이어 열리는 만큼 훈련을 계속해 정상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토리노=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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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작전의 한국 쇼트트랙’ 세계가 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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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1월 여자 대표선수에 대한 코칭스태프의 구타 파문을 시작으로 올림픽 직전의 ‘파벌 싸움’까지 말 많고 탈 많았던 쇼트트랙 남녀 대표팀이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역대 최고의 성적을 냈다.
이는 어떤 불협화음에도 불구하고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정도로 한국 쇼트트랙의 뿌리가 튼튼함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할 만하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1992년 알베르빌 대회 때 정식 종목이 된 쇼트트랙에서 김기훈이 동계올림픽 사상 첫 금메달을 따낸 것을 시작으로 이어온 쇼트트랙 최강국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스케이트 날 밀어 넣기’ ‘호리병 곡선 주법’ ‘외발주법’ 등 한국 쇼트트랙의 독창적인 기술은 예전부터 유명했다.
현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이번 대회에서 선수 특성과 얼음판의 상태까지 고려할 만큼 정교한 작전을 구사해 동계올림픽 출전 사상 처음으로 남녀 계주 동반 우승을 이끌어 냈다.
계주는 개인 종목과 달리 고른 기량을 가진 선수층과 뛰어난 작전이 없으면 우승하기 힘든 종목이라 더욱 의미가 크다.
그러나 성적이 좋다고 모든 문제가 자동적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코칭스태프와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들이 인정할 정도로 특히 쇼트트랙 내에서의 파벌 문제는 고질적이다.
대표팀의 박세우 코치는 “빙상인들이 머리를 맞대고 반드시 해결하지 않으면 언젠가 파벌 싸움이 쇼트트랙의 발목을 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코치는 “쇼트트랙은 워낙 변수가 많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고 마냥 안심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토리노=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金4 한국체대의 힘, 그러나 시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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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이 따낸 금메달 6개중 4개는 안현수 최은경 전다혜 등 한국체대 소속 선수들이 차지했다.
한국체대는 1984년 로스앤젤레스부터 2004년 아테네 하계올림픽까지 총 17개의 금메달(단체전은 금 1개로 포함)을 따내 한국의 통산 금메달 54개중 31%를 기록할 정도로 엘리트 체육의 요람.
하지만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수확한 것은 이번이 처음. 2001년에 교내 빙상장이 건립됐고 ‘메달 제조기’ 전명규(43) 전 쇼트트랙대표팀 감독을 3년 전부터 학교 빙상팀 지도교수로 영입하면서 기량이 급성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체대를 직접 찾아가보니 미래는 그다지 ‘장밋빛’만은 아니었다.
한 예로 빙상장 얼음은 3개월에 한번씩 정수기로 물을 바꿔줘야 하는데 학교 측은 예산부족으로 수돗물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었다. 한편 연간 필요한 전체 예산은 약 41억 원인데 사용 가능 예산은 24억 원 정도로 턱없이 부족한 상황. 이 때문에 장비도 국가대표 선수 위주로 겨우 지급되고 있다.
메달 최종 순위 | ||||
순위 | 국가 | 금 | 은 | 동 |
① | 독일 | 11 | 12 | 6 |
② | 미국 | 9 | 9 | 7 |
③ | 오스트리아 | 9 | 7 | 7 |
④ | 러시아 | 8 | 6 | 8 |
⑤ | 캐나다 | 7 | 10 | 7 |
⑥ | 스웨덴 | 7 | 2 | 5 |
⑦ | 한국 | 6 | 3 | 2 |
⑧ | 스위스 | 5 | 4 | 5 |
⑨ | 이탈리아 | 5 | 0 | 6 |
⑩ | 프랑스 | 3 | 2 | 4 |
⑩ | 네덜란드 | 3 | 2 | 4 |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이 기사 취재에는 본보 인턴기자 이해완(아주대 미디어학부 3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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