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최적 기온은 섭씨 9도 안팎. 보통 최적기온에 1도씩 차이가 날 때마다 자기 최고기록에 20∼30초씩 늦어진다. 이날 출발기온은 영하 5도에 체감온도 영하 10도. 최적 기온과는 무려 19도 차이가 났다(체감온도 기준). 결국 평소기록보다 6분 20초∼9분 30초씩 늦어진다는 얘기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지금 섭씨 30∼40도를 오르내리는데 서울 날씨는 너무 매섭다.”
결승테이프를 끊은 거트 타이스의 얼굴과 양팔은 모두 얼어 있었다. 그는 선전했다. 2시간 10분 40초의 기록은 누가 봐도 추운 날씨를 뛰어넘은 것. 레이스는 사실상 22km지점에서 끝났다. 타이스는 “뒤를 봐도 따라오는 선수들이 없었다. 아무리 페이스메이커이지만 그냥 혼자 달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정하준 코오롱 총감독은 “한 달여 만에 뛰는데도 저 정도니…. 정말 아무 할 말이 없다”고 말했고 황규훈(건국대 감독) 대한육상경기연맹 전무도 “한국 선수들도 타이스의 간결한 폼과 레이스 운영을 보고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여자부 우승자 저우춘슈도 내내 혼자 달렸다. 하지만 그는 2시간 20분 벽을 깨며 ‘새봄 서울의 신데렐라’가 됐다.
김화성 스포츠전문기자 mar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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