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메이저리그를 이겼다는 것은 큰 기쁨이다. 윌리스는 투구 폼이 위압적이고 생소해 볼카운트를 길게 가면 불리할 것 같았다. 짧은 승부라 생각하고 초구 직구를 노렸는데 홈런이 됐다.
미국전 선발 통보를 받고 내가 이렇게 큰 무대에 나가도 되는 것인가 많이 생각했다. 개인적으로는 큰 영광이었지만 부담도 많았다. 변화구 위주로 승부한 게 주효했다.
이전까지의 홈런은 팀을 위해 친 것이지만 이번에는 나라를 위해 친 것으로 의미가 다르다. 이번 대회 들어 부진했지만 빅리그 경험을 바탕으로 댄 휠러에게 홈런을 칠 수 있었다.
팀의 주장으로서 지금까지 고생해 온 후배들이 고맙다. 나만 해도 벌써 50여 일째 집에 못 들어갔다. 고생한 만큼 좋은 결실을 맺어야 하지 않겠는가.
팀 선수들이 너무 편하다. 모처럼 만났는데도 마치 오래된 친구 같다. 의욕도 높아 매 경기 집중력이 매우 뛰어나다. 미국은 다음에 또 만나도 해볼 만한 상대라고 생각한다.
팀 분위기가 엄청난 상승세다. 다만 이러다가 한 번 지면 후배들의 기세가 꺾이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이겨도 걱정이 된다. 앞으로도 팬들의 기억에 남는 경기를 하고 싶다.
에너하임=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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