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이들이 누구냐” 메이저리그 경악

  • 입력 2006년 3월 15일 03시 06분


이승엽이 14일 열린 WBC 미국전에서 1회말 솔로홈런을 뽑아내자 온라인 생중계 도중 ‘라이언 킹이 또 포효했다’는 제목으로 톱기사를 띄운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 초기 화면.
이승엽이 14일 열린 WBC 미국전에서 1회말 솔로홈런을 뽑아내자 온라인 생중계 도중 ‘라이언 킹이 또 포효했다’는 제목으로 톱기사를 띄운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 초기 화면.
“도대체 이들은 누구인가?” “이승엽의 방망이는 다이너마이트로 만들어졌다.”(이상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한국야구대표팀의 ‘돌풍’에 미국이 경악하고 있다. 그동안 미국 팬들에게 한국은 야구의 변방이었다. 그러나 야구 국가 대항전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통해 미국은 한국 야구를 새로운 눈으로 보게 됐다.

한국이 5일 아시아 예선 일본과의 경기에서 승리했을 때 미국 언론들은 ‘충격적’이라는 표현을 썼다.

바로 그 한국이 14일 미국을 7-3으로 꺾었다. 경기가 끝난 직후 미국 기자들은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미국 기자석에서는 “이게 바로 야구(This is baseball)”라는 자조 섞인 한탄이 쏟아졌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 역시 믿기 어려운 사실에 경악했다.

한국에 대한 MLB의 달라진 대접은 13일 2라운드(8강) 1조 첫 경기에서 한국이 멕시코를 2-1로 이긴 후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미국과의 경기에 앞서 MLB 공식 홈페이지와 ESPN, 뉴욕타임스, 스타텔레그램 등 미국 유수의 언론들이 대거 한국 더그아웃을 찾았다.

13일 멕시코전 결승 2점 홈런을 포함해 전날까지 4경기에서 4개의 홈런을 기록한 이승엽(요미우리)과 마무리로 변신해 3세이브를 올린 박찬호(샌디에이고)가 관심의 대상이었다.

뉴욕타임스는 경기 전 이승엽을 집중 인터뷰했다. 통역을 돕던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이승엽은 한국의 베이브 루스”라고 설명했다. 이승엽이 한국의 ‘국민타자’를 넘어 MLB가 인정하는 홈런 타자로 알려지는 순간이었다.

이승엽이 미국전에서 5호 홈런을 치자 MLB 공식 홈페이지 초기화면에는 ‘라이언 킹(이승엽의 별명)이 또 포효했다’라는 문구가 떴다.

13일에는 MLB의 슈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가 “이승엽은 MLB에서도 30홈런을 칠 수 있는 파워를 갖고 있다”고 호평했다.

잇단 부상과 부진 속에 잊혀져 가던 박찬호 역시 새롭게 주목의 대상이 됐다. 박찬호는 “브루스 보치 감독이 마무리로 돌린다는 농담을 한다”는 미국 취재기자들의 질문에 “그렇다면 다시는 샌디에이고로 돌아가지 않겠다”며 여유 있게 맞받아쳤다.

한편 한국야구대표팀 김인식 감독은 “미국을 이겼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미국팀 자체보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우수한 선수들이 모인 팀을 이겼다는 점에서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이승엽 최희섭 홈런쇼…한국 vs 미국전 주요장면

▶[스포츠동아] 한국야구, 역사를 새로 썼다…미국 7:3 완파

애너하임=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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