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 대표팀의 우익수 이진영의 빨랫줄 홈 송구 앞에 일본 야구가 다시 한 번 눈물을 흘렸다.
이진영은 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 예선에서 0-2로 뒤진 4회 2사 만루에서 니시오카 쓰요시(롯데)의 2루타성 타구를 몸을 던져 잡아내 분위기를 반전시킨 주인공. 한국은 이진영의 호수비를 발판삼아 3-2로 역전승했다.
16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일본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라운드 8강 3차전에서는 이진영의 ‘황금 어깨’가 빛났다.
한국은 2회말 수비 2사 2루에서 8번 타자 사토자키 도모야(롯데)에게 우익수 앞 안타를 허용했다. 양 팀 모두 선취점이 절실한 상황. 2루 주자 이와무라 아키노리(야쿠르트)는 홈으로 질주했다.
그러나 이진영의 손을 떠난 공은 원 바운드로 정확히 포수 조인성의 미트에 들어와 있었다. 간발의 차로 태그아웃. 고등학교(군산상고) 때까지 촉망받는 왼손 투수로 활약한 이진영의 어깨가 ‘한 건’을 해내는 순간이었다.
뜻밖의 결과에 일본 선수들은 고개를 숙였다. 반면 한국 더그아웃은 완전 축제 분위기. 투수 박찬호는 더그아웃 앞에서 진한 포옹으로 이진영을 맞았다. 일본으로 흐를 수 있는 분위기를 단번에 반전시킨 송구였다.
![]() |
지루한 0의 행진이 계속되던 8회. 한국은 단 한 번 찾아온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한국은 1사 2, 3루에서 이종범이 후지카와 규지(한신)로부터 좌중간을 가르는 깨끗한 2루타를 쳐 내며 승기를 잡았다.
이번 대회 16개 참가국 중 최저 평균자책(1.33)에 빛나는 한국 짠물 투수진은 이날도 여전했다. 선발 투수 박찬호는 5이닝을 4안타 무실점으로 막았고, 전병두-김병현-구대성으로 이어지는 불펜진도 제 몫을 다했다. 1-2로 쫓긴 9회 1사 1루 상황에서 등판한 오승환은 이마에 도시아키(롯데)와 다무라 히토시(요코하마)를 연속 삼진으로 잡아내고 첫 세이브를 올렸다.
애너하임=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 |
일본(1승 2패) 000 000 001 1
[승]김병현(6회·1승) [패]스기우치 도치야(7회·1패) [세]오
승환(9회·1세) [홈]니시오카 쓰요시(9회·2호·한국)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