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기자의 퀵 어시스트]50대 패장 3人 “다시 시작이다”

  • 입력 2006년 3월 29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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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신선우(50) 감독은 26일 정규리그가 끝난 뒤부터 휴대전화 전원을 꺼버렸다.

KT&G 김동광(55) 감독은 그 다음날 허탈한 마음에 하루 종일 집안에 있었다.

SK 김태환(56) 감독은 이틀 연속 술잔을 기울이며 쓰린 속을 달랬다.

이들은 프로농구 최고령 사령탑 트리오. 신 감독은 프로 최다인 우승 3회 기록을 갖고 있으며 김동광 감독은 한차례 우승했다. 김태환 감독은 LG 시절 4년 연속 4강에 올랐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이다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해 아쉬움이 컸다.

게다가 신선우 김태환 감독은 팀을 옮겨 처음 맞은 시즌이었고 김동광 감독 역시 SBS에서 KT&G로 주인이 바뀐 첫 시즌이었다. 새 출발을 다짐했지만 결과는 나빴던 것.

이들 감독의 플레이오프 탈락은 오랜만이다. 프로팀 감독 중 유일하게 10시즌 연속 벤치를 지키는 신 감독은 2003년 이후 3년 만이고 김동광 감독은 2002년 이후 4년 만이다. 김태환 감독은 아예 처음. 패장은 말이 없듯 “누구를 탓하겠느냐”는 게 이들의 얘기지만 나름대로 이유는 있다.

LG는 국내 선수가 부진했고 신 감독은 새 조직에 적응하는 데 애먹었다.

KT&G는 3라운드에서 용병 문제 때문에 1승 8패로 슬럼프에 빠졌고 팀워크도 흔들렸다.

대대적인 트레이드로 팀 체질을 개선한 SK는 용병과 거물신인 방성윤의 연이은 부상으로 전력 약화를 불렀다.

그래도 이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고생한 선수들의 어깨를 두드려 주며 다음 시즌을 기약했다. 그러면서도 ‘노장’이란 표현에는 발끈했다. 젊은 지도자를 우대하는 풍토 속에서 자칫 설 땅이 좁아지는 게 아닌가 걱정해서였다.

미국프로농구(NBA)에는 백발을 날리며 벤치를 지키는 감독, 코치가 많다. 굳이 먼 곳을 찾지 않아도 프로야구 한화 김인식(59) 감독은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에 ‘신드롬’까지 일으켰다. 그래서 이들 50대 감독의 마음은 벌써부터 다음 시즌을 향해 달린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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