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개막되는 국가올림픽위원회총연합회(ANOC) 서울 총회를 주관하기 위해 전날 내한한 국제 스포츠계의 거물 마리오 바스케스 라냐(74) 회장 일행이었다. 라냐 회장은 한국체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뒤 호텔에 도착해 본보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지금까지 한국의 동계올림픽 준비 상황은 훌륭하다. 강원 평창군은 올림픽 유치를 위해 100%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정말 특별한 나라”라고 했다.
“20년 전인 1986년 서울에서 ANOC 총회가 열렸을 때 한국에 처음 온 뒤 어느새 스무 번 정도 한국을 방문했어요. 멕시코에 태권도를 전파한 문대원 사범은 둘도 없는 오랜 친구예요. 스포츠 외교를 하며 많은 한국인 친구를 사귀었어요. 그들은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였고 그들의 리더십을 존경합니다.”
그는 국제스포츠기구 7개 직위에서 맹렬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가 건넨 작은 봉투에는 IOC 위원, ANOC 회장, 멕시코올림픽위원회 회장, 올림픽솔리다리티위원장, 미주스포츠기구 회장 등등 명함만도 9개가 들어 있었다.
라냐 회장은 멕시코인답게 축구도 무척 좋아한다. 독일 월드컵에서 멕시코가 우승하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물론 무척 어렵다는 것을 안다”며 껄껄 웃었다.
그는 세계적 언론 재벌이다. 멕시코에서 75개 일간지, 30개 라디오, 2개 TV 방송국을 갖고 있다. ‘신문의 위기’에 대해서도 그는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어떤 뉴미디어도 신문을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어떤 매체도 신문처럼 깊고 많은 정보를 효율적으로 전달 못하죠. TV는 물론 생생하게 뉴스를 전달할 수 있지만 역시 가장 기본은 종이신문입니다.”
그는 서울에서 ANOC 총회를 개최하는 것이 무척 자랑스럽다고 했다.
“203개 ANOC 회원국 중 201개 국가 대표단이 서울에 왔습니다. 평창군이 유치를 신청한 2014년 동계올림픽 등 40여 개 안건이 있어요. 할일이 너무 많습니다.”
그는 인터뷰를 마친 뒤 지친 기색도 없이 곧바로 직접 회의장을 점검하러 나섰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