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06 프로야구 미디어 데이. 편안하면서도 여유롭지만 독특한 철학이 담긴 ‘김인식 화법’은 행사의 하이라이트였다. 김 감독을 비롯해 이날 행사에서 나온 ‘말의 성찬’을 음미해 보자.
○ 송진우 나이 제일 많아서 개막전 선발
감독 출사표를 밝히는 시간. 김 감독 차례가 됐다. 우승과는 거리가 먼 뜻밖의 말이 나왔다. “지난해 선수들이 잘해 줘서 4위를 했다. 어떻게 보면 다른 팀이 못해서 재수 좋게 4강에 들었다. 올해도 재수 좋게 올라갔으면 좋겠어.” 장내는 웃음바다가 됐다.
개막전 선발로 송진우를 낸 이유에 대해선 “아주 간단해. 나이가 제일 많거든”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본인도 개막전은 자기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나이대로 가야 하지 않을까”라고 설명했다.
○ 너무 오래 포스트시즌 못 갔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자는 뜻인 ‘가을에도 야구하자’는 이날의 최고 인기 용어였다.
롯데 주장 손인호는 “우리 팀은 가을에 야구 안 한 지 너무 오래됐습니다. 올해는 기필코 가을에 야구하는 팀이 되겠습니다”라고 선창을 하자 신인 나승현은 “롯데가 가을에 야구할 수 있도록 보탬이 되겠습니다”고 화답했다. 사회를 본 이진형 한국야구위원회(KBO) 홍보팀장도 웃음을 참지 못하고 “진짜 가을에 꼭 야구 많이 하십시오”라고 덕담을 건넸다.
작년 7위에 머문 현대의 신인 장원삼도 “올해 롯데와 같이 가을에도 야구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했다.
○ 입이 아닌 몸으로 보여 주겠다
두산 포수 홍성흔은 “WBC를 ‘입’으로 하고 왔다는 말에 스트레스를 받았다. 이젠 몸으로 보여 줄 때가 됐다”고 말했다. 한화 김태균은 “시범경기 꼴찌 팀이 우승 확률이 높다고 들었다”고 했다. 노장진의 팀 무단 이탈 사건을 겪고 있는 롯데 강병철 감독은 “도망간 선수도 있고 좀 복잡하다. 미리 매를 맞은 거라 생각한다. 앞으론 집안 단속 잘하겠다”고 했다.
2006 프로야구 개막전 선발 투수 | ||||
팀 | 이름 | 장소 | 이름 | 팀 |
두산 | 리오스 | 잠실 | 최상덕 | L G |
S K | 신승현 | 문학 | 캘러웨이 | 현대 |
삼성 | 배영수 | 대구 | 이상목 | 롯데 |
한화 | 송진우 | 대전 | 김진우 | 기아 |
8일. 경기 개시 시간은 16시. |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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