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은 13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스포레크스포츠재활센터의 세계적 전문의 라인하르트 게벨 박사에게서 정밀 진단을 받은 결과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5일)에서 다친 오른 무릎 전방 십자인대가 완전히 손상됐다는 판정을 받았다. 20% 정도의 인대가 남아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전체가 손상돼 즉시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진단.
게벨 원장은 “수술 후 재활에 6개월 정도가 걸릴 것”이라며 “월드컵 출전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동국은 이 같은 진단이 내려지자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동행한 에이전트 이영중 이반스포츠 사장은 “이동국이 무척 충격을 받았다.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며 “독일의 최고 전문의를 섭외 중이며 조만간 수술 일정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이동국은 진단을 받은 뒤에도 마사지와 물리치료를 받으며 재활훈련을 계속했다”고 전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 한국 축구의 기대주로 떠올랐던 이동국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도 부상 후유증과 슬럼프로 출전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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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전문가들이 본 ‘이동국 대안’
이동국이 빠진 축구대표팀의 공격진 공백을 메울 방법은 무엇일까.
신문선(SBS), 한준희(KBS), 서형욱(MBC), 박문성(SBS) 등 축구 해설위원에게 긴급 대책과 전망을 들어봤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설기현(울버햄프턴)과 박주영(FC 서울) 등 윙 포워드의 중앙 원 톱으로의 포지션 변화를 대안으로 내세웠다.
신문선 위원은 “설기현은 몸싸움에 강하고 유럽에서 경험이 많아 좋은 대안”이라고 말했다.
서형욱 위원은 “박주영을 중앙으로 쓰고 왼쪽 윙 포워드로 설기현이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박문성 위원은 “박주영이 중앙에 설 경우 포스트플레이나 몸싸움에 약하기 때문에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박주영을 도와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정환(뒤스부르크)의 중용 가능성도 높아졌다. 박 위원은 “안정환은 체력 때문에 풀타임 출전은 어려워도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이동국의 빈자리를 메워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희 위원은 “마침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유럽 출장 중인데 안정환과 설기현이 소속팀에서 분발해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헤딩에 강하며 일본 J리그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조재진(시미즈 S펄스), 칼날 슈팅 정조국(FC 서울)도 출전 가능성이 높아졌다. K리그 득점 선수 우성용(성남 일화)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초강력 중앙 스트라이커가 없어짐에 따라 미드필드의 역할도 커졌다.
한 위원은 “2002 한일 월드컵 때도 정통 스트라이커보다는 미드필더의 골이 더 많았다”며 “득점 루트를 다변화하고 미드필더와 포워드 간의 유기적인 움직임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지적했다.
연쇄적인 포지션 이동에 따라 출전이 불투명했던 차두리(프랑크푸르트)의 발탁 가능성도 한결 높아졌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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