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신들린 장성호 6안타 대폭발

  • 입력 2006년 4월 15일 03시 01분


기아 장성호
기아 장성호
14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김경문 두산 감독과 선동렬 삼성 감독은 타선 부진이라는 공통된 걱정거리를 안고 있었다.

전날까지 삼성의 팀타율은 0.186. 유일한 1할대 타율로 8개 구단 중 꼴찌였다. 두산은 0.205로 7위였다. 총득점에서는 10점으로 최하위.

그런데 이를 해결하는 양 팀 사령탑의 스타일은 달랐다.

두산의 훈련이 시작된 오후 3시. 김경문 감독은 직접 마운드에 올라 선수들을 위해 배팅볼을 던졌다. 한바탕 땀을 흘리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왔다가 다시 한번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졌다.

김 감독은 “날씨가 너무 좋고, 이런저런 잡념을 잊는 데는 땀을 흘리는 게 좋기 때문”이라고 말했지만 부진에 빠진 팀 타선을 살려보려는 뜻이 역력했다.

반면 선동렬 감독은 아무 내색을 안 하는 쪽을 택했다. 선 감독은 “내가 직접 배팅볼을 던져 주고 싶을 정도다. 그런데 혹시나 타자들이 내 공마저 못 치면 더 풀이 죽을까 봐 그러지도 못하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런 양 감독의 마음이 선수들에게 통했을까. 두 팀은 개막 후 좀처럼 보여 주지 못했던 활발한 타격전을 펼쳤다.

그러나 승부에서는 9개의 안타를 친 삼성이 13안타의 두산을 꺾었다. 승부의 분수령은 7회 삼성 공격. 3-4로 뒤진 2사 1, 2루에서 박종호의 평범한 좌익수 플라이를 조명 속에서 공의 위치를 놓친 두산 좌익수 윤승균이 뒤로 빠뜨리면서 두 명의 주자가 홈을 밟아 전세가 역전됐다. 삼성은 곧이어 양준혁의 우중간 2루타로 한 점을 더 달아났다. 삼성은 결국 6-5, 한 점차로 승리했다.

기아 장성호는 현대전에서 한 경기 최다 타이기록인 6안타를 몰아쳤다. 홈런과 3루타, 단타 4개를 쳤으나 2루타가 빠져 아쉽게 사이클링 히트는 놓쳤다. 장단 17안타를 몰아친 기아는 12-4로 대승했다.

LG는 롯데와의 사직 경기에서 8회 말까지 1-4로 뒤졌으나 9회 마지막 공격에서 4점을 뽑아 5-4로 역전승했다. LG는 시범경기에서 보여줬던 끈끈한 팀 컬러를 과시한 반면 롯데는 노장진의 무단 이탈로 인한 마무리 투수 부재를 절감해야 했다.

한편 SK는 한화와의 대전 경기에서 6-4로 승리하고 4승 1패로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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