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독일 월드컵 G조 한국의 첫 상대인 토고가 32개 본선 진출국 중 가장 먼저 독일에 입성한다. 토고축구협회(TFF)는 오토 피스터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이 15일 독일 남부에 정한 베이스 캠프인 방겐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토고가 독일에 제일 먼저 들어가는 이유는 월드컵에서 ‘일’을 내기 위한 조치. 토고는 사상 처음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 지은 날을 ‘국경일’로 선포할 정도로 월드컵에 열광하고 있다. 스티븐 케시 전 감독의 후임으로 지휘봉을 잡은 독일 출신의 피스터 감독도 “처참한 성적을 냈던 1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때보다 탄탄한 팀을 만들어 첫 상대인 한국과 싸우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토고 국민은 피스터 감독을 ‘마법사’나 ‘기적의 마에스트로’로 부르며 독일에서 마법을 부려 주기를 바라고 있다.
마이클 오언(잉글랜드), 크리스티안 비에리(이탈리아), 웨인 루니(잉글랜드)에 이어 우크라이나의 ‘득점 기계’ 안드리 셰브첸코(AC 밀란)도 부상을 입었다.
셰브첸코는 8일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파르마와 경기 도중 왼쪽 무릎인대를 다쳤다. 이탈리아 ANSA 통신은 셰브첸코가 수술을 받을 필요는 없지만 25일 동안 휴식을 취하면서 재활에 전념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다음 달 14일 스페인과 2006 독일 월드컵 H조 첫 경기를 치른다. 셰브첸코는 5월 안에 재활훈련을 마친다 해도 스페인과의 경기까지 정상 기량을 얼마나 회복할지는 미지수.
한편 이탈리아의 비에리(AS모나코)는 무릎 수술을 받기로 결정해 사실상 월드컵 출전을 포기했다.
한국인 최초의 프리미어리거 박지성은 한국대표팀이 독일 월드컵에서 성공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으로 ‘유럽의 잔디에 적응하는 것’을 꼽았다.
그만큼 한국 잔디와 유럽 잔디의 차이가 크다는 것. 게다가 독일 월드컵의 잔디는 2002 한일 월드컵과 K리그 경기장 잔디보다도 더 길어질 전망이다. AP통신은 9일 조직위원회가 각 구장에 배포한 핸드북에서 “경기장 잔디 길이는 2.8cm에 맞춰야 한다”고 규정했다고 전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잔디 길이를 따로 규정하고 있지는 않지만, 일반적으로 경기감독관 재량으로 경기 전날 결정한다.
2002년 대회 당시 한국 대표팀은 거스 히딩크 감독의 요청으로 2cm에 가깝도록 최대한 짧게 깎은 잔디 위에서 경기했다. 잔디가 짧을수록 볼 스피드가 살아나 조직력을 바탕으로 빠른 패스 연결이 강점인 태극전사들에게 유리하다는 판단에서였다.
태극전사들이 약 0.5cm는 더 길어진 유럽 잔디에 얼마나 적응하느냐도 목표 달성에 중요한 관건이 됐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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