딕 아드보카트 감독을 포함한 한국축구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최종 엔트리 23명 발표와 14일부터 시작되는 소집훈련을 앞두고 단 한 달 만에 어떻게 선수들을 최상의 컨디션으로 끌어올릴지 고심 중이다. 핌 베르베크 수석코치는 “2002년엔 월드컵을 앞두고 5개월간 선수들을 집중 조련할 수 있었는데 이번엔 한 달밖에 없어 고민이다. 하지만 이미 선수들의 체력이 일정 수준으로 올라와 있어 충분히 2002년 같은 강철 체력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아드보카트호’가 준비하고 있는 체력 증진을 위한 ‘파워프로그램’은 무엇일까.
● 심박수의 미학
파워프로그램의 초점은 심박수를 떨어뜨리는 것. 같은 운동을 할 때 분당 심박수가 낮은 선수가 체력이 좋다. 소집한 뒤 실시할 ‘셔틀런(왕복달리기) 테스트’는 선수별 심박수를 통해 체력 상태를 진단하는 작업. 최대운동(셔틀런 67회 달리기) 직후 심박수와 15초 후 심박수를 체크한다.
거스 히딩크 감독은 2001년 4월부터 2002년 6월까지 총 8번 테스트를 했다. 2001년 4월 실시했을 때 최대운동 직후 평균 171.3회였던 심박수가 2002년 6월 159.8회로 떨어졌다. 15초 후 심박수도 2001년 4월 153회였다가 2002년 6월 140회로 떨어졌다. 그만큼 회복 능력이 개선됐다. 한국선수들이 2002년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등 세계적인 강호를 무너뜨린 힘이 바로 여기서 나왔다.
특히 ‘강철 체력’ 박지성은 첫 테스트 때 최대운동 직후와 15초 후 심박수가 각각 159회와 153회로 가장 낮았고 2002년 5월에도 155회, 151회로 가장 낮아 태극전사 중 가장 좋은 체력을 자랑했다.
● 맞춤형 파워프로그램
베르베크 코치는 “라이몬트 페르헤이연 체력 담당 트레이너가 가지고 있는 2002년 자료와 올해 초 테스트한 자료 그리고 이번에 테스트한 자료를 토대로 23명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체력 업그레이드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유럽파와 국내파, 일본파의 체력 상태가 달라 개별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워프로그램은 스피드와 민첩성 평형성을 키우는 협응력 훈련, 점프력과 복근, 상체근육 등 주요 근육을 강화시키는 파워트레이닝, 그리고 심폐지구력을 키우는 인터벌트레이닝으로 진행된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여기에 더해 6월 13일 토고와의 예선 첫 경기 전까지 4차례의 평가전을 소화하며 전술훈련도 할 계획. 과연 태극전사들은 한 달 뒤 어떤 모습으로 바뀔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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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축구선수는 얼마나 뛸까? 영국 프로축구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한 선수가 90분간 움직이는 총거리는 약 1만1600m. 이 중 조깅은 5200m(45%), 걷기 3000m(26%), 보통 달리기 1500m(13%), 뒤로 뛰거나 걷기 약 920m(8%), 옆으로 걷기 345m(3%)다. 경기마다 전력 질주한 것은 약 700m(6%). 선수들은 30초마다 전력 질주를 하는데 15m씩 달렸다면 46회를 젖 먹던 힘까지 다해 달리는 셈. 포지션별로는 4-4-2 전형에서 수비수는 8000∼1만 m, 투 톱은 1만2000m, 미드필더들은 1만3000m 정도를 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화성의 ‘박지성 휘젓고 박주영 쏜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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