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월드컵]“너희가 최고다” 태극전사를 춤추게 한 아드보

  • 입력 2006년 5월 18일 03시 00분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17일 경기 파주시 축구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실시된 훈련 중 익살스러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파주=연합뉴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17일 경기 파주시 축구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실시된 훈련 중 익살스러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파주=연합뉴스
● 편애는 없다… 고도의 심리전

“편애란 있을 수 없다. 모두를 지켜보고 있으니 열심히 하라.”

딕 아드보카트(59)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이 태극전사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기 위해 고도의 ‘심리전’을 쓰기 시작했다.

17일 경기 파주시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대표팀 훈련.

아드보카트 감독은 경미한 부상을 입은 조재진이 빠진 가운데 △본 훈련 △부상자 회복훈련(박지성 정경호 이을용 최진철) △골키퍼 훈련(이운재 김용대) 등 세 그룹으로 나뉘어 실시된 훈련을 돌아가며 지켜봤다. 특히 훈련장이 다른 부상자 그룹 훈련을 지켜보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부상한 선수들도 내가 항상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라는 게 아드보카트 감독의 대답.

● 틈만 나면 “very good” 칭찬

아드보카트 감독은 또 시간만 나면 선수들을 칭찬한다. 훈련 중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이 “잘했어(very good)”란 표현. 설기현은 “감독님은 냉정한 것 같으면서도 칭찬을 잘한다. 내겐 ‘넌 리그 후반기 별로 뛰지 못했지만 전혀 신경 쓰지 마라. 남은 시간 열심히 하면 충분히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해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2002년 거스 히딩크 감독도 사실상 훈련 파트너 역할만 했던 제3골키퍼 최은성을 보면 자주 장난을 쳐 “늘 내가 너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라는 것을 보여 줬었다.

훈련을 거듭할수록 베스트 멤버와 벤치 멤버가 자연스럽게 가려진다. 아드보카트 감독도 23명을 하나로 만들기 위한 심리전을 벌써 시작한 셈이다.

● 지옥 같은 체력 훈련이 시작됐다

한편 부상자와 골키퍼 이운재 김용대를 제외한 16명의 선수는 라이몬트 페르헤이연 체력담당 트레이너가 지켜보는 가운데 강도 높은 체력 훈련을 실시했다. 2인 1조로 서로 밀고 끌고 당기는 몸싸움 훈련과 10m 전력질주 릴레이 등으로 기본적 ‘축구체력’을 키운 뒤 방향을 바꿔 전력질주를 하는 강도 높은 ‘셔틀런(왕복달리기)’ 인터벌 트레이닝도 실시했다. 사흘간 간단한 회복훈련만 하던 선수들은 이날 얼굴이 하얗게 질려 훈련장을 빠져나갔다.

‘지옥 같은 체력훈련’이 시작된 것이다.

파주=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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