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는 혼자 만들어지지 않는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안정환(뒤스부르크)에게는 힘든 경기였다.
2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세네갈의 평가전.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중앙공격수로 안정환을 선발 출전시켰다. 그는 2002 한일 월드컵 16강 이탈리아전에서 역사적인 골든골을 성공시키며 한국을 8강으로 이끌었던 주인공. 이동국(포항)이 빠진 대안으로 최상의 카드로 꼽히는 선수였다. 무엇보다 2002년 당시의 큰 경험이 있었고 볼 감각도 대표팀에서는 탁월하다는 평을 듣는다. ‘대안’이라는 표현에 평소 자존심 상한다는 말을 서슴지 않았던 만큼 오기도 있었다. 2002 한일 월드컵을 전후로 한국과 일본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등 5개 나라의 프로리그를 전전한 끝에 다시 한번 대표팀의 공격을 책임질 중책이 맡겨진 그에게 이번 경기는 큰 시험대였다.
안정환은 시종 최전방에서 공격 기회를 노렸지만 어려웠다. 미드필드에서의 압박이 실패한 결과 제대로 된 침투패스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안정환이 이날 겪은 문제점은 앞으로 아드보카트호가 풀어야 할 숙제다. 한국은 2선에서의 공격 지원이 제대로 되지 않는 한 최전방 공격에서도 효율적인 마무리를 할 수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 안정환에게는 조재진(시미즈 S 펄스)과의 경쟁도 남아 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베스트 11’을 2002년 멤버 위주로 꾸밀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안정환으로 대표되는 ‘올드 보이’들은 좀 더 분발이 필요하다. 안정환이 새로운 킬러로 되기 위해서는 한국의 중원도 함께 살아나야 한다. 올드 보이들이 고전하는 가운데 박주영과 정경호 등 젊은 피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였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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