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하필이면 BK공을…배리 본즈 715호 역사적 홈런

  • 입력 2006년 5월 30일 03시 05분


샌프란시스코의 배리 본즈가 29일 콜로라도의 김병현을 상대로 자신의 715번째 홈런을 때린 뒤 홈 관중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이 홈런으로 본즈는 베이브 루스(714개)를 제치고 통산 홈런 2위에 올랐다. 1위 행크 애런(755개)과는 40개 차.
샌프란시스코의 배리 본즈가 29일 콜로라도의 김병현을 상대로 자신의 715번째 홈런을 때린 뒤 홈 관중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이 홈런으로 본즈는 베이브 루스(714개)를 제치고 통산 홈런 2위에 올랐다. 1위 행크 애런(755개)과는 40개 차.
김병현(27·콜로라도·사진)은 아무래도 메이저리그 역사에 끊임없이 이름을 남길 운명인가 보다.

29일 AT&T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와의 원정경기. 김병현은 6-0으로 앞선 4회말 무사 1루에서 배리 본즈에게 통산 715호 홈런을 얻어맞았다. 본즈가 마침내 베이브 루스(714개)를 뛰어넘는 순간이었다.

이날 김병현은 잘 던졌다. 3회까지 매회 선두타자를 내보내고도 모두 병살플레이를 이끌며 실점을 하지 않았다. 최고 구속 146km에 공 끝도 날카로웠다. 4회 초 공격 때는 대량 득점에도 한몫했다. 콜로라도는 이 회에만 7안타를 몰아쳐 순식간에 6-0을 만들었다. 이 중에는 김병현의 1타점 적시타도 포함됐다.

김병현은 5와 3분의 1이닝 동안 탈삼진 5개를 곁들이며 6안타 3실점으로 6-3 승리를 이끌었다. 올 시즌 한국인 빅리거 가운데 가장 먼저 3승(2패) 고지를 밟았다.

하지만 ‘옥에 티’라면 역시 본즈에게 맞은 홈런. 김병현은 이전까지 본즈에게 9타수 무안타로 강했지만 처음 내준 안타가 역사적인 홈런이 되며 기록의 희생양이 된 것.

AP통신 등 미국 언론은 김병현에 대해 “애리조나 시절인 2001년 뉴욕 양키스와의 월드시리즈에서 4, 5차전 동점 홈런을 맞았고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과 일본의 4강전에선 패배의 주 원인이 된 홈런을 맞았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이런 순간에도 여유를 잃지 않는 것이 김병현의 장점. 그는 “관중이 마치 경기가 끝난 것처럼 환호하고 난리여서 나는 정말 경기가 끝난 줄 알았다”며 웃었다.

이날 김병현 말고도 2명의 한국인 투수가 선발 등판했지만 결과는 나빴다. 서재응(29·LA 다저스)은 워싱턴과의 원정경기에서 4회 2사까지 홈런 1개를 포함해 7안타 3볼넷 6실점하며 시즌 3패(2승)째를 안았다. 다저스가 4-10으로 패배.

한국인 가운데 8번째로 빅리그 선발 데뷔전을 치른 유제국(23·시카고 컵스)은 홈에서 애틀랜타에 1과 3분의 1이닝 동안 홈런 4방을 포함해 7안타를 맞고 6점을 내주는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컵스가 연장 11회 접전 끝에 12-13으로 졌지만 패전투수는 면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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