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를 주제로 한 그림으로 유명한 동양화가 이종상(68) 씨. 그런 이가 월드컵하고는 무슨 관계가 있을까
‘문화대국’ 프랑스가 1998 월드컵에 맞춰 세계적인 유명 작가 80명을 초청해 월드컵 특집 초대전을 열었는데 이 화백은 한국 국적을 가진 화가로는 유일하게 초청받았다.
세계적인 팝 아티스트 백남준을 비롯해 ‘물방울’로 유명한 김창열 화백, 신성희 씨 등이 초대받았지만 한국 국적을 유지하고 있는 이는 그가 유일했다.
당시 그는 유일하게 한자와 수묵을 주제로 작품을 선보여 화제를 일으켰다. 제목 ‘원형상’. 천장에 둥근 등 5개를 띄웠고 그 아래 벽면에 쾌속으로 골인되는 축구공 30개의 이미지를 다양하게 형상화했다.
섬세한 붓을 다루는 그가 발로 하는 축구를 해본 적은 있을까? “어휴 축구 정말 힘들어요. 하지만 나는 발로 하는 일도 잘해요. 예전에 정말 공 잘 찼는데….”
그는 1998 프랑스 월드컵 특별전에 초청받기 얼마 전에 파리에서 초대전을 열고 있었다.
“세계적인 평론가가 제 작품을 보고 꼭 이런 작품을 전시했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하네요.”
그가 보는 월드컵은 철저하게 ‘문화적’이다. 그는 작정한 듯 열변을 토해 냈다.
“승부에만 집착하는 스포츠 그거 참 희한한 일이에요. 제발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냥 문화로 받아들이면 좋겠는데 꼭 이겨야만 한다고 생각하잖아요. 이번 월드컵에서 우리 선수들 너무 승부에 부담 갖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노예술가는 욕심을 버리라고 했다. 월드컵의 또 다른 감상법이 아닐까.
<끝>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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