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노르웨이 오슬로의 울레발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축구대표팀 훈련. 왼쪽 발목을 다친 박지성(25·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김남일(수원 삼성), 이을용(트라브존스포르), 이호(울산 현대) 등과 따로 재활훈련을 받다가 라이몬트 페르헤이연 체력 담당 트레이너에게 다가가 통증을 호소했다. 그리고는 벤치에서 축구화를 벗고 부상 부위에 얼음찜질을 했다.
훈련하다 자신이 그만두겠다는 것은 지칠 줄 몰랐던 ‘엔진’ 박지성에게서 좀처럼 찾아 볼 수 없는 모습.
박지성이 부상 암초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달 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오른쪽 발목을 다쳐 대표팀 소집 뒤 재활에 매달려 왔는데 이번에는 왼쪽 발목을 겹질려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대표팀 의무팀은 “박지성의 왼쪽 발목 부위가 다행히 붓지 않았다. 부상 회복 경과가 좋아 훈련에 나올 수 있을 것 같다”고 했지만 재활 훈련을 중단할 정도면 상황이 예상보다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 최초의 프리미어리거 박지성은 대표팀의 핵. 중원에서 공수를 조율해 경기를 이끌어가는 역할을 한다. 졸전을 벌인 세네갈과의 평가전과는 달리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의 경기에서 태극전사들이 주도권을 잡은 것은 박지성의 힘. 그만큼 팀 내에서 그의 존재는 중요하다. 박지성도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해 2002년의 영광을 재연하겠다”고 밝혀왔기 때문에 이번 월드컵은 각별하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사흘 정도 재활하면 정상적으로 훈련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훈련 때 몸싸움으로 박지성 부상의 단초를 제공한 이영표(토트넘 홋스퍼)는 “지성이의 상태를 가슴 졸이며 체크하고 있다. 조만간 훈련에 참여할 수 있다고 해 다행이다”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평가전이 아니기 때문에 월드컵 본선 때는 박지성이 멋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지성도 부상에 시달리고 있지만 얼굴에는 웃음을 잃지 않고 있다.
오슬로=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