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노르웨이 오슬로 울레볼 스타디온에서 열린 노르웨이와의 평가전을 마친 뒤 아프신 고트비 한국축구대표팀 코치와 라이몬트 페르헤이연 체력담당 트레이너가 밝힌 내용이다. 하지만 현장에 있었던 일부 전문가는 “졸전이었다. 전술적으로도 문제가 많았다”고 평가하며 대표팀의 항로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과연 ‘아드보카트호’는 현재 어떤 상태일까.
○믿어라!
고트비 코치는 “몇 주 동안 풀타임 경기를 뛰지 못한 정경호와 김상식, 백지훈 등에게 90분을 뛸 수 있는 기회를 줬다. 체력적으로나 전술적으로 큰 문제가 없었다. 주전들이 복귀하고 오늘 뛰었던 선수들이 백업을 잘해 주면 문제 될 게 없다”고 말했다. 페르헤이연 트레이너도 “현재 체력이 80∼90%인 점을 감안하면 훌륭한 경기였다. 체력적으로 결코 노르웨이에 밀리지 않았다. 후반엔 오히려 우리가 압도했다. 토고전에선 완전히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고트비 코치는 “4일 가나전에 총력전을 벌여 토고를 격파할 실마리를 찾고 독일로 넘어가 컨디션을 조절하면 13일엔 최상의 컨디션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날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한국 언론은 항상 5-0으로 이기길 바란다. 하지만 노르웨이는 강팀이다. 내가 네덜란드대표팀 감독 시절에도 노르웨이와 경기할 때는 항상 힘들었고 이길 때보다는 질 때가 많았다. 오늘 0-0으로 비긴 것을 크게 보도해 달라”고 말했다.
○4년 전과는 너무 다르다
전문가들은 2002 한일 월드컵 때와 현재 대표팀의 사이클이 전혀 다르게 움직이고 있어 우려하고 있다. 4년 전 한국 선수들은 월드컵 직전에 열린 스코틀랜드(4-1 승), 잉글랜드(1-1 무), 프랑스(2-3 패) 등 세계적인 강호들과의 평가전에서 우세하거나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당시도 선수들의 컨디션이 80∼90% 수준이었지만 선수들은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과시하며 세계 최강과 어깨를 나란히 해 자신감도 급상승했다.
하지만 올해는 최근 세네갈(1-1 무),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2-0 승)에 이어 이날 노르웨이(0-0 무)와의 평가전에서 확실한 뭔가를 보여 주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강점인 압박과 투지가 돋보이지 않았고 골 결정력도 떨어지는 등 전반적으로 기대치에 못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홈에서 5개월간 집중적으로 훈련한 4년 전과 달리 단 1개월 만에 원정으로 열리는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나타나는 시행착오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상황이 180도 다른데 너무 낙관만 하고 있다는 얘기다. 한 전문가는 “한국에서 스코틀랜드, 노르웨이, 독일 등으로 이어지는 스케줄이 너무 빡빡해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크게 힘들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2002년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을 맡았던 이용수(세종대 교수) KBS 해설위원은 “4년 전에도 컨디션은 나중에 올라갔다. 하지만 홈과 원정 경기는 완전히 다르다. 부상 선수가 계속 나오는 것도 맘에 걸린다”고 말했다.
오슬로=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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