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박지성 카드’를 어떻게 쓸 것인가.
아드보카트 감독은 4일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열린 한국대표팀의 마지막 평가전인 가나전에서 ‘대형 엔진’ 박지성(25·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내세우겠다고 공언했으나 결국 중앙 미드필더로 출격시켰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끝까지 박지성의 포지션을 고민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박지성은 대표팀에서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주로 활약해 왔다. 그러나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기에 측면 공격수로도 활동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스코틀랜드 전지훈련에서도 박지성을 공격형 미드필더와 측면 공격수로 번갈아 실험해 왔다.
●토고 투레와 맞대결… 상대 공격 맥 끊어
한국의 월드컵 첫 상대인 토고는 중앙 수비가 강하다. 장신의 수비수 다르 니봄베(196cm)와 마사메소 창가이(183cm)가 버티고 있어 공중 볼과 몸싸움에 능하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중앙 돌파가 아닌 측면 돌파로 상대 진영을 교란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박지성을 측면에서 뛰게 한다면 이 같은 점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측면을 교란해 상대 수비를 끌어들이면 중앙에서의 공격 기회도 더 많이 생길 수 있다. 또 토고의 주 공격 루트인 콜로 투레를 중심으로 한 오른쪽 측면 기습에도 대비할 수 있다. 박지성이 왼쪽으로 가면 투레와 정면 대결한다. 박지성을 투입해 상대 공격의 맥을 끊는다는 계산이다.
●설기현 박주영 등 공격수 연쇄 이동 가능성
그러나 박지성이 측면 공격수로 가면 최강의 미드필더 조합으로 여겨졌던 박지성-김남일(수원 삼성)-이을용(트라브존스포르)의 ‘삼각조합’을 포기해야 한다. 이 경우 미드필드에서의 전력은 다소 떨어질 수 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 같은 점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포지션 구애받지 않는 플레이 펼칠 듯
박지성이 왼쪽 측면 공격수로 이동할 때는 공격진에서도 연쇄 반응이 일어난다. 왼쪽에서 활동했던 설기현(울버햄프턴)을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보낼 수 있다. 이때 이천수(울산 현대)와 포지션 경쟁이 벌어진다.
전문가들은 아드보카트 감독이 사실상 박지성에게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는 플레이를 펼치게 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에든버러=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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