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는 6일 "한국 대표팀이 출전하는 모든 경기를 수용자들에게 생방송 시청을 허용해 우리 대표팀을 응원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심야와 새벽에 수용자 전원이 생방송으로 TV 시청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는 한국팀의 경기가 낮이나 이른 저녁 시간에 열려 별 어려움이 없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때는 교도소·구치소에 TV가 제대로 보급되지 않아 시청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 전국 교정시설에는 여러 사람이 함께 쓰는 방은 물론 징벌실을 제외한 독방에도 대부분 TV가 설치돼 있다.
재소자들은 교육이나 작업, 취침 등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하루 평균 5~7시간가량 TV 시청을 하고 있지만 대부분 녹화방송이다.
한편 법무부는 축구 경기 시청 도중 수용자들의 도주나 재소자간 폭행, 의료사고 등에 대비해 각 교도소별로 기존 야근자뿐 아니라 소장과 보안과장, 보건의료과장 등을 비상 근무하도록 할 방침이다.
축구 경기 시청을 원치 않는 수용자들은 취침 장소를 따로 마련해주기로 했다.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 중인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도 법원이 보석을 허용하지 않을 경우 현대차그룹이 후원하는 독일 월드컵 한국팀 경기를 구치소에 설치된 14인치 TV로 봐야할 처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독일 월드컵 자동차 부문 독점 후원사여서 대회 기간 행사에 쓰이는 전체 차량을 지원하고 있다.
경기장 곳곳에도 현대차 광고판이 서게 되지만 정 회장은 이를 구치소 내 병사동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가능성이 높다. 법원은 정 회장에 대한 보석 허가 여부를 이번 주 결정할 예정이다.
조용우기자 woo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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