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월드컵]“뚜껑 열면 달라질 것”

  • 입력 2006년 6월 7일 03시 00분


“앞으로는 정말 잘해보자고” “본선에서 정말 잘하자.” 6일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마지막 훈련을 마친 뒤 주장 이운재(오른쪽)가 선수들과 함께 둥그렇게 둘러선 채 결의를 다지고 있다. 태극전사들의 표정에 비장함이 보인다. 글래스고=김동주  기자
“앞으로는 정말 잘해보자고” “본선에서 정말 잘하자.” 6일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마지막 훈련을 마친 뒤 주장 이운재(오른쪽)가 선수들과 함께 둥그렇게 둘러선 채 결의를 다지고 있다. 태극전사들의 표정에 비장함이 보인다. 글래스고=김동주 기자
한국축구대표팀은 6일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의 마지막 전지훈련을 마친 뒤 둥글게 운동장 한가운데 모여 섰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멀찍이 떨어져서 이 모습을 지켜봤다. 대표팀 코칭스태프가 선수들을 모이게 한 것이 아니다. 주장 이운재(32)가 선수들을 모두 부른 것이다. 감독과 코치들이 멀리서 지켜보는 가운데 대표팀 선수들은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고요한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은 한참 동안 이야기를 한 뒤 흩어졌다.

이운재는 “무슨 말을 했는지 밝힐 수 없다. 팀 내부적인 이야기를 모두 알릴 수는 없다”고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하지만 그는 “아직 뚜껑이 열리지 않았다. 뚜껑이 열릴 때는 다른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이야기를 하는 동안 굳은 표정이 점차 풀어진 그는 “가나전에서 실망시켜 드려 팬들과 국민께 죄송하다”며 “16강에 오르겠다는 선수들의 마음가짐은 변한 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가나전에서는 조직력이 무너졌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더 많이 뛰어야 한다. 남은 기간에 이런 점을 보강해야 한다. 우리에게 시간이 짧다고 월드컵을 연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우리가 기후 시차 등 모든 것에 빨리 적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말로 미루어 팀의 주장으로서 후배들의 정신 무장을 새롭게 하고 더 많이 뛰며 협력 플레이를 하도록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팀의 고참 선수들은 모두 가나전 패배에 연연할 것 없다며 실망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이영표(29)는 “좋은 경기는 아니었지만 좋은 경험이었다. 가나전을 이겼다고 다음 경기를 이기는 것도 아니고 가나전에 졌다고 다음 경기를 지는 것도 아니다. 다음 경기를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글래스고=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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