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월드컵]대∼한민국 외치면 이성없는 사람?

  • 입력 2006년 6월 8일 03시 00분


월드컵에 대한 지나친 관심을 경계하는 ‘반(反)월드컵 스티커’가 7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네거리와 대학로, 신촌 일대에 붙었다. 문화연대 등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만든 것으로 ‘대한민국은 지금 월드컵보다 더 중요한 것이 정말 없나요’ ‘월드컵 보러 집 나간 정치적 이성을 찾습니다’ 등의 내용이다. 이훈구 기자
월드컵에 대한 지나친 관심을 경계하는 ‘반(反)월드컵 스티커’가 7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네거리와 대학로, 신촌 일대에 붙었다. 문화연대 등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만든 것으로 ‘대한민국은 지금 월드컵보다 더 중요한 것이 정말 없나요’ ‘월드컵 보러 집 나간 정치적 이성을 찾습니다’ 등의 내용이다. 이훈구 기자
일부 시민단체 회원이 6일 새벽 서울 광화문과 종로, 대학로, 명동 일대 월드컵 관련 포스터와 조형물 등에 ‘반(反)월드컵 스티커’를 붙이자 “월드컵마저 정치적으로 해석해야 하느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문화개혁을 위한 시민연대’ 회원 김완 씨는 7일 “시민단체 활동가와 대학생 100여 명이 6일 0시부터 4시간여 동안 월드컵의 폐해를 비판하는 스티커 1만여 장을 붙였다”고 밝혔다.

이 스티커에는 ‘월드컵 보러 집 나간 정치적 이성을 찾습니다’, ‘나의 열정을 이용하려는 너의 월드컵에 반대한다’ 등의 문구가 적혀 있다.

김 씨는 “월드컵 열풍과 상업주의가 결합해 평택 미군기지 관련 투쟁이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등 중요한 문제가 주변으로 밀려나고 있어 이 같은 스티커를 붙였다”면서 “시민단체 차원에서 한 행동은 아니며 시민들이 우리의 활동에 공감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임모(31·경기 안산시) 씨는 “월드컵은 일종의 축제인데 굳이 남의 조형물에 스티커를 붙이며 찬물을 끼얹어야 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한 누리꾼은 포털 사이트에 “지구촌 축제를 즐기고 싶은 사람도 많다. 이 세상의 정의는 하나뿐이라는 생각과 국민을 계몽하겠다는 태도를 버리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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