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에서 지구 반대편 남미까지
통계에 따르면 유럽에서만 10억 명이 이번 월드컵을 시청할 것으로 예측됐다.
초고속 인터넷을 이용하는 시청자는 수백만 명, 직접 경기를 보는 팬은 300만 명 정도.
말레이시아 인도 등 본선에 진출하지 못한 나라의 축구팬들도 월드컵을 기다리기는 마찬가지. 패스트푸드 업체들은 이들을 겨냥해 심야 영업을 준비 중이다.
축구가 미식축구, 야구, 농구에 밀려 비인기 종목인 미국에서도 이번 월드컵의 열기는 뜨겁다. ABC와 ESPN이 64경기를 전부 중계할 계획. 방송사 측은 축구에 미치는 히스패닉계를 겨냥해 생중계를 결정했다.
월드컵 열기는 7월 2일 대통령 선거를 앞둔 멕시코 정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야 후보는 월드컵이 개막되면 선거에 대한 관심이 사라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후보들은 ‘축구’를 소재로 한 선거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 월드컵 특수를 누려라
독일에선 요즘 ‘월드컵’이라는 글자를 빼면 장사가 안 된다. 슈퍼마켓에는 ‘스트라이커 수프’, ‘하프타임 피자’, ‘월드컵 감자 샐러드’ 등이 진열돼 있다.
라이네르트라는 식품회사는 ‘월드컵 소시지’를 내놓았다. 이 광고는 국가대표 선수인 게랄트 아자모아가 축구공을 차면 그 공이 쪼개지면서 소시지로 변하는 내용.
아이디어 상품도 많다. 한 업체는 월드컵 관련 퀴즈를 인쇄한 화장지를 내놓았다. 볼일을 보는 동안 ‘1회 월드컵 우승국은?’ 같은 문제를 풀어 보는 것.
주술 인형도 등장했다. 상대팀 국기를 인형에 대고 바늘로 찔러 저주를 퍼붓는 용도로 만들어진 인형이다.
섹스 산업도 월드컵 특수에 빠질 수는 없다. 한 업체는 본선 참가국 국기를 활용한 여성용 속옷을 선보였다.
쾰른의 매춘업소는 7층짜리 건물 벽에 야한 여성 사진과 함께 ‘여자친구를 만드는 시간’이라는 구호로 손님을 유혹하고 있다. 이번 월드컵 공식 표어인 ‘친구를 만드는 시간’을 패러디한 구호다.
○ 피해를 최대한 줄여라
영국의 사업주들은 월드컵 때문에 고민이다. 축구를 시청하기 위해 근무를 소홀히 하거나 아예 결근하는 근로자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근무시간에도 인터넷으로 재방송이나 경기 관련 소식을 볼 게 분명하다.
영국의 한 로펌은 월드컵 기간에 전체 근로자의 절반이 축구 때문에 1시간씩만 인터넷을 사용해도 40억 파운드(약 7조 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같은 고민을 하는 곳은 영국뿐 아니다. 크로아티아에선 근로자 가운데 15%가 월드컵 기간에 적어도 한 번 병가를 낼 것이라고 응답했고 네덜란드에선 결근이 평소보다 20% 늘어날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있었다.
영국 경찰은 훌리건 때문에 비상이다.
블랙리스트에 오른 훌리건들의 여권을 압수하고 일부는 다른 사안을 이유로 사전 체포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 경찰은 트럭에 큰 화면을 설치해 말썽을 부리면 어떻게 처벌되는지를 보여주는 영상물을 방영하며 다닐 예정이다.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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