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황새’ 황선홍(38) 전남 드래곤즈 코치. 14년간 태극마크를 달고 A매치 103경기에 출전해 50골을 낚아낸 한국축구의 간판 스트라이커. 그가 2006 독일 월드컵을 앞둔 태극전사들에게 독일 현지에서 값진 충고를 전했다.
2002년 4강 신화를 창출한 뒤 대표팀에서 은퇴한 황 코치는 SBS 해설위원으로 독일 현지에서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다. 대표팀의 독일 첫 훈련이 열린 7일 쾰른 인근 레버쿠젠의 바이아레나를 찾은 황 코치는 최근 해외에서 열린 평가전의 부진에 대해 “빨리 떨쳐내고 마음가짐을 새롭게 해 단결하는 게 중요하다”고 선수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했다.
황 코치는 “경기를 잘하고 못하고는 심리적인 요인이 가장 크다. 모든 것을 털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태극전사 특유의 자세로 토고전에 임해야 한다. 토고를 이긴다면 신바람을 타고 훨씬 멋진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로 단합해야 한다. 개인의 컨디션보다 팀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한다”며 단결을 강조했다.
|
황 코치는 이날 체력과 골 결정력을 높이는 5 대 5 미니게임을 유심히 지켜보다 자연스럽게 안정환(뒤스부르크)과 조재진(시미즈 S 펄스) 등 골잡이들이 보완해야 할 점에 대한 얘기도 잊지 않았다. “공격수 출신이다 보니 경기나 훈련을 보다 보면 자연히 스트라이커들의 플레이에 더 관심을 갖게 된다”는 그는 “골잡이는 언제나 수비를 어떻게 속이고 골을 넣을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코치는 2002년 한일 월드컵 폴란드전에서 월드컵 첫 승이자 4강 신화의 단초를 마련하는 선제골을 터뜨린 주인공. 그의 한마디가 골잡이들에겐 생생한 교과서나 다름없다.
그는 “골은 혼자 넣는 것이 아니다. 미드필더들이 잘 받쳐 줘야 한다. 하지만 우리 공격수들은 볼을 뺏기면 가만히 서 있는 경향이 있다. 뺏기는 순간 바로 뺏으려 압박을 가해야 한다. 뺏기면 다시 뺏으면 되는 것이다”라고 주문했다.
황 코치는 “한국 선수들은 컨디션이 좋아지면 특유의 빠르고 투지 넘치는 플레이가 살아난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의 말대로 골 결정력을 높이는 전술을 가다듬고 적절하게 휴식을 취해 컨디션을 끌어올린다면 13일 토고전에서 멋진 플레이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쾰른=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