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2006 독일 월드컵 G조 첫 상대인 토고. 토고가 한국 선수 중 가장 경계하는 인물은 누구일까.
토고의 축구 전문 매체 ‘몽디알토고’는 조재진(25·시미즈 S펄스)을 ‘매우 위협적인 플레이어’로 평가하며 한국팀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스트라이커로 꼽았다.
몽디알토고는 “조재진은 2002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을 4강으로 견인했던 안정환 못지않게 무서운 속도로 급성장하고 있는 비밀 병기”라고 평했다. 또한 조재진이 “토고전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고공 플레이를 펼쳐 미드필더에게 해법을 제시하는 움직임을 선보이고 싶다. 나는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카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몽디알토고는 전했다.
이 매체는 한국의 주전 공격수 안정환이 A매치 61경기에서 16골을 넣을 만큼 발군의 기량을 갖추고 있지만 최근 부진에 빠져 있다고 분석했다.
토고 언론이 이처럼 예리한 분석을 내놓고 있는 반면 토고 선수들은 활기 넘치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한국전을 대비하고 있다.
오토 피스터 감독도 특별히 선수들을 통제하지 않는다. 9일 독일 방겐 알고이경기장에서 열린 팬 공개 훈련 중 선수들에게서 긴장감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훈련을 마치고 몇몇 선수가 관중에게 사인을 해 주느라 숙소로 돌아가는 버스는 한참을 기다려야 했지만 누구 하나 뭐라고 하지 않는다.
자유로움이 지나쳐서일까. 토고는 취재진에게 ‘럭비공’ 같은 팀이다. 느닷없이 훈련을 취소하고 일정을 바꾸기 일쑤다. 7일 알고이경기장에서 열기로 한 오전 훈련은 별도의 고지 없이 인근 린덴베르크에서 열려 취재진을 허탈하게 했다.
정해진 시간 약속에도 지각이 일상적이다.
8일 열린 기자회견에 피트 함베르크 수석코치는 선수들과 함께 예정된 시간보다 1시간가량 늦게 나타났다. 9일 공개 훈련에는 피스터 감독이 10분가 량 늦었고 선수들은 감독보다 10분 더 늦게 모습을 나타냈다.
보너스를 둘러싼 문제도 감을 잡을 수 없다. 토고축구협회에서 7일 “합의를 마쳤다”고 발표하자 다음 날 한 선수가 “아직 해결 안 됐다”고 발끈했다. 결국은 토고 총리까지 나섰다. 9일 로이터통신은 토고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의 발언을 인용해 “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에뎀 코조 총리가 곧 독일로 올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알다가도 모를 토고지만 자신감은 두둑하다. 쉬운 상대를 골랐다지만 평가전 성적이 4승 1패로 만족스러웠다. 8일 기자회견에서 함베르크 수석코치는 “승점 4점이면 16강에 오를 수 있다. 우리는 한국전에서 3점을 따 내겠다”고 했고 주전 포워드 모하메드 카데르 쿠바자는 “한국은 언제든지 이길 수 있다”고 호기를 부렸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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