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한국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발트 스타디움에서 맞대결을 갖는 한국과 토고는 결전을 불과 이틀 남겨놓고 각각 전술과 감독을 교체하는 모험을 단행할 예정이다.
오토 피스터 감독이 전격 사퇴한 토고는 11일 전 카메룬 대표 감독이었던 독일출신 빈프리트 셰퍼(56)를 새로운 감독으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4개월 동안 3명의 감독이 팀을 맡게 된 것. 한국전은 코치였던 마웨나가 직접 지휘할 계획이지만 남은 2경기는 셰퍼 감독이 중심으로 팀이 운영된다.
월드컵과 같은 큰 대회에서 감독의 교체는 엄청난 전력 손실이 아닐 수 없다. 감독에 따라 전술이 바뀌게 되며 감독이 한 팀의 특성을 파악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축구에 정통한 셰퍼가 사령탑을 맡는다고 하더라도 토고로서는 이틀 앞으로 다가온 본선 경기에서 최상의 전력을 쏟아내기 쉽지 않을 것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토고의 감독교체는 선수단과 협회의 갈등에서 시작됐다. 출전수당, 보너스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아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때부터 혼란을 겪은 것. 선수들은 훈련을 거부했고, 1월초 “조국을 위해 죽겠다”던 팀의 간판스타 에마뉘엘 아데바요르는 전의를 상실했다. 협회와 선수단이 합의점을 찾지 못한다면 골 깊은 갈등은 대회 기간에도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토고가 혼란에 빠졌다고해서 방심은 금물이다. 좀 더 유리한 상태에서 경기를 치르게 된 것은 분명하지만, 한국은 토고전에 사용할 전술을 결정짓지 못했을 정도로 수비라인이 불안한 상태. 일단 아드보카트는 토고와의 경기에서 전지훈련 때부터 사용한 ‘포백(4-3-3)’과 2002년 4강 신화의 밑거름이었던 ‘스리백(3-4-3)’을 병행할 계획이다.
바뀐 오프사이드 규정에 적응하고 포백수비의 불안을 해결하기 위해 스리백을 다시 꺼내 들었지만, 대회를 7일 남겨 놓고 재정비한 스리백이 토고전 ‘승리의 비책’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본선을 대비해 꾸준히 준비해온 ‘4-3-3’ 시스템의 갑작스러운 변경, “공격적인 축구로 2002년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던 아드보카트의 심경 변화. 토고의 ‘감독교체’만큼 이나 큰 변화를 보이고 있는 아드보카트호가 어떤 결과를 보여줄 것인지 13일 오후 10시 열리는 토고와의 본선 첫 경기에 관심이 집중되지 않을 수 없다.
고영준 스포츠동아 기자 hotbase@donga.com
임동훈 스포츠동아 기자 arod7@donga.com
조철영 동아닷컴 기자 ch2y1@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