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또 너희냐!” 스웨덴 “껄끄럽지?”

  • 입력 2006년 6월 17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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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2006 독일 월드컵 본선 조추첨 결과를 받아든 스벤 예란 에릭손 잉글랜드 감독은 “또 스웨덴이냐. 정말 지겹다”는 반응이었다. 잉글랜드가 파라과이, 트리니다드토바고, 스웨덴과 함께 B조에 포함됐던 것.

북유럽 강호 스웨덴은 잉글랜드의 ‘천적’으로 유명하다. 잉글랜드는 1968년 이후 스웨덴과 A매치로 10번 맞붙어 6무 4패를 기록해 한 번도 이겨 보지 못했다.

하지만 B조에 속한 팀들이 2경기씩 치른 16일 잉글랜드는 ‘스웨덴 부담’을 떨쳐 버릴 수 있게 됐다. 이날 뉘른베르크에서 트리니다드토바고를 2-0으로 이기며 2승을 챙겨 남은 스웨덴전 결과와 상관없이 16강 진출을 확정지었기 때문이다.

첫 경기인 파라과이전에서 상대의 자책 골로 간신히 1-0으로 승리했던 잉글랜드는 이날 후반 막판에 2골을 터뜨리며 2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를 이어갔다. 키 202cm의 피터 크라우치는 주장 데이비드 베컴이 크로스로 만든 여러 차례의 좋은 득점 기회를 무산시켰지만 후반 38분 마침내 베컴의 크로스를 머리로 정확하게 받아 상대 골문 안으로 집어넣었다. 잉글랜드 미드필더 스티븐 제라드는 인저리 타임 때 왼발 중거리 슛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2경기에서 정확한 패스와 크로스로 팀 승리의 발판을 만든 베컴은 “골이 터지지 않아도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우리 팀에 포기란 없으니까. 오늘 경기 결과로 그 메시지를 전달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제 압박감을 느끼게 된 쪽은 스웨덴이다. 스웨덴도 이날 베를린에서 후반 44분 프레디에 융베리의 헤딩골에 힘입어 파라과이를 1-0으로 제압해 1승 1무를 기록했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잉글랜드에 질 경우 16강 진출을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더구나 잉글랜드는 재활 훈련 중이던 간판 스트라이커 웨인 루니가 이날 경기 후반 교체 투입돼 활발한 플레이를 펼침으로써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됐음을 알렸다.

한편 1998 프랑스 월드컵부터 2개 대회 연속 16강 진출에 성공했던 파라과이는 2패를 당하며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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