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두산과 한화가 맞붙은 대전구장. 8회 초 두산 공격. 스코어 2-2에 2사 만루 상황. 마운드에는 한화의 세 번째 투수인 구대성이 서 있는 가운데 타석에 안경현이 들어섰다. 구대성의 초구에 안경현의 방망이가 돌았고 잘 맞은 타구는 오른쪽 깊숙이 날아갔다. 두산 더그아웃에서는 일제히 환호성이 터졌다.
시계추를 약 15분 전인 7회 초 두산 공격 때로 돌려보자. 마운드에는 한화 선발 유현진이 있고 타석에는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안경현이 있다. 두산 더그아웃엔 긴장감이 감돈다. ‘진화하고 있는 괴물 신인’ 유현진은 이 타석 이전 두산 타자 20명을 상대해 한 번도 1루 진루를 허용하지 않는 퍼펙트 투구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유현진의 2구째 가운데로 몰린 실투 하나로 모든 것이 바뀌었다. 안경현의 타구는 오른쪽 펜스를 원 바운드로 때렸다. 퍼펙트의 희망이 사라진 순간 흐름은 두산에 유리한 쪽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팽팽하던 긴장감이 풀린 탓일까. 유현진은 2-0으로 앞선 8회 연속 안타로 무사 1, 2루를 허용했다. 두산은 더블 스틸을 시도한 것이 송구 실책까지 얻어내 1점을 쫓아갔다. 한화는 유현진을 빼고 권준헌을 올려 투 아웃을 잡은 뒤 2사 3루에서 구대성을 올렸다. 하지만 백전노장 구대성도 흐름을 바꾸진 못했다. 연속 2안타로 2-2 동점. 그리고 몸에 맞는 공으로 2사 만루의 위기가 이어졌다.
우익수 옆 빈 공간으로 날아간 안경현의 깊숙한 타구는 두산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여 순식간에 5-2가 됐다. 결국 5-3으로 이긴 두산은 8연승→1패→2연승의 상승세를 탔다.
선두 삼성과 롯데는 각각 SK와 현대를 6-3, 7-5로 이기고 나란히 5연승을 달렸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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