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이 “플레이볼”을 외치던 그 순간 한국 축구 대표팀은 35분 전부터 시작된 독일 월드컵 G조 조별예선 프랑스와의 2차전에서 0-1로 뒤지고 있었다.
박찬호도 이 사실을 알고 마운드에 올랐다. 경기 전 라커룸에서 TV로 축구를 관전하다 등판했던 것.
그래서인지 박찬호는 6과 3분의 2이닝 동안 5안타 3볼넷, 3실점하며 시즌 5승(3패)을 올린 뒤 한국 취재진에 축구 결과부터 물었다.
‘1-1 무승부’라는 대답을 듣고 그는 “프랑스가 잘하는 팀으로 알고 있는데 잘 견뎌 비겨서 기쁘다”고 말했다.
박찬호는 한국 축구가 토고를 꺾은 다음 날인 14일 LA 다저스전에서 통산 110승을 달성한 뒤 자신의 홈페이지에 ‘좋은 하루에 승리를 더하니 많이 기쁘다. 대한민국이 자랑스럽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날 역시 박찬호는 가슴 한구석이 뿌듯했을 것 같다.
야구에 집중하느라 경기 도중에는 축구를 못 봤다는 박찬호는 최고 구속 150km를 찍으며 삼진 4개를 낚으면서 최근 3연승을 달렸다. 투구수 97개에 스트라이크는 57개. 평균자책은 4.15.
그동안 맞대결에서 4전 전패였던 상대 에이스 바톨로 콜론과의 승부에서도 이겨 기쁨 두 배.
박찬호는 1-0으로 앞선 1회 말 2루타 2개와 단타 1개를 얻어맞고 2점을 내줬으나 이후 5회 1사까지 11타자 연속 범타 처리하는 노련한 투구를 보였다.
그는 4-3으로 앞선 7회 2사 후 연속 볼넷을 내준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으나 구원 등판한 스콧 라인브링크가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끝내 승리를 지켰다. 샌디에이고가 7-3으로 이겼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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