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프랑스전에서 극적인 무승부를 거둔 직후 경기장을 빠져나오는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의 표정은 밝았다. 이날 베켄바우어 조직위원장 및 제프 블라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과 함께 귀빈석에 앉아 경기를 지켜보는 그의 모습이 간간이 경기장 전광판에 비쳤다. 한국이 동점골을 넣기 전까지는 표정이 어두웠다. 경기가 끝난 뒤 그는 “베켄바우어 위원장이 코멘트 시리즈를 준비했다”고 농담을 했다. 그에 따르면 베켄바우어 위원장이 “한국이 골을 넣을 만한 자격이 있었다. 내가 한국전을 지켜볼 때마다 한국팀에 행운이 깃들었다. 혹시 내가 행운을 몰고 오는 사람은 아닌가”라고 말했다는 것.
한편 정 회장은 블라터 회장이 이날 수염을 깎지 않고 왔기에 경기 전 어떤 징크스라도 있느냐고 물어보았다고. 이에 대해 블라터 회장은 “한국이 이기면 면도를 하겠다”고 했다는 것. 하지만 이날 결과는 무승부. 정 회장은 “블라터 회장이 다음에 한국이 스위스를 이기면 면도를 하는지 지켜봐야겠다”고 여유를 보였다.
라이프치히=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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