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독일 도르트문트 베스트팔렌슈타디온에서 열린 2006 독일 월드컵 G조 예선 스위스-토고 경기.
스위스의 이번 대회 첫 골이자 이날 선제골은 탄탄한 조직력의 산물이었다. 프라이와 다니엘 기각스를 투 톱으로 내세우고 라파엘 비키-리카르도 카바나스-요한 포겔-바르네타를 미드필드에 포진시킨 스위스는 초반 강력한 압박으로 토고를 공략했다. 프라이와 기각스는 미드필드까지 내려와 상대 수비를 혼란시켰고 좌우 윙백 마s과 필리프 데겐은 활발한 오버래핑으로 공격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하지만 스위스는 골을 넣은 뒤 조직력이 급격히 무뎌지는 단점을 보였다. 미드필드에서 쿠아미 아그보, 토마스 도세비, 셰리프 투레 마망 등이 펼치는 압박에 고전했다. 중원에서 공격수가 볼을 잡았을 때 미드필더들이 받쳐 주지 않아 찬스를 놓치는 일도 많았다.
마s-필리페 센데로스-파트리크 뮐러-데겐이 지킨 포백 수비라인도 소문만큼 막강하진 않았다. 전반 23분쯤 에마뉘엘 아데바요르와 리치먼드 포르손이 왼쪽 사이드에서 펼친 패스 플레이에 뚫려 위기를 맞았고 전반 36분에도 오른쪽에서 모하메드 카데르 쿠바자를 잡지 못해 사실상 노마크 찬스를 내주기도 했다.
그러나 스위스는 후반 들어 미드필드에서부터 펼치는 압박플레이가 되살아나 토고의 예봉을 꺾었고 짧고 빠른 패스로 토고를 요리했다. 결국 스위스는 후반 43분 바르네타가 쐐기 골까지 낚아 기분 좋은 1승을 챙겼다. 최근 수당 문제가 해결된 토고는 2패를 안았지만 예전과 다른 활기찬 플레이로 스위스에 맞서 눈길을 끌었다.
한편 스위스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이 한국 축구가 넘어야 할 또 다른 산으로 떠올랐다. 빨간색 옷을 갖춰 입은 스위스 팬들은 이날 6만 석이 넘는 경기장 3분의 2 이상을 채우고 큰 함성으로 분위기를 주도했다. 파도타기를 하고 노래를 부르는 것은 물론 이상한 심판 판정에는 여지없이 야유를 쏟아냈다. 13일 토고, 19일 프랑스 경기에서 2만여 붉은악마의 열띤 응원 덕분에 원정 분위기를 느끼지 못했지만 이번엔 스위스의 붉은빛에 경기장 분위기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은 호주를 2-0으로 꺾고 2연승해 F조에서 가장 먼저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도르트문트=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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