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인들은 대표팀을 ‘나티(Nati)’라 부른다. ‘대표팀(Nationale Mannschaft)’의 줄임말이지만 친근한 애인이나 친구를 부를 때처럼 애정이 듬뿍 담긴 표현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야코프 쾨비 쿤(63·사진) 감독이 있다.
17세에 FC 취리히에 입단해 17년이나 그곳에서 뛴 스타 미드필더 출신 쿤 감독.
그는 현역 은퇴 후 보험 사업을 하다 파산하기도 했고 FC 취리히에서 임시 감독을 맡긴 했지만 부업을 하다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스위스협회의 유소년 대표팀을 지도하면서 명장의 저력을 보여 줬다. 18세 이하의 팀을 1997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 5위에 올려놓았으며 21세 이하 대표팀을 맡아서는 유럽축구선수권대회 본선 진출의 기반을 다졌다. 2001년 6월 대표팀 감독이 된 그는 장기 계획을 세웠고 결국 유로2004(2004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와 2006 독일 월드컵 본선 티켓을 선사했다.
그의 지휘 철학은 선수들이 대표팀을 가족처럼 느끼고 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기장 안에 들어서면 규율을 무척 중시하기도 한다.
그는 ‘패기’를 좋아한다. 젊은 선수들을 과감히 기용하며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스위스가 자랑하는 ‘놀라운 기동력’의 원천 바르네타, 베라미, 데겐, 센데로스, 슈트렐러 등이 모두 쿤이 발탁한 ‘영건’이다.
쾰른=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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