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짧은 태극낭자들의 ‘든든한 오빠’ 심규민씨

  • 입력 2006년 6월 21일 03시 00분


코리안 파워가 휩쓰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사무국에는 유일한 한국인 직원이 있다. 중학교 때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 재미교포 심규민(26·사진) 씨.

2년 전 LPGA투어에서 뛰어든 그는 올해가 그 어느 때보다 바쁘다. 한국 선수가 올 시즌 14개 대회에서 우승 7회, 준우승 9회의 초강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그의 직함은 ‘비즈니스 어페어 코디네이터’. 대회 현장에서 LPGA 선수들을 관리하는 업무다.

하지만 어떤 일보다도 32명에 이르는 한국 선수들의 뒷바라지에 애를 쓰고 있다. 영어가 짧은 선수들을 위해 인터뷰 통역에 e메일 번역까지 해주고 호텔 예약을 대신 해주거나 기사 역할을 할 때도 있다.

“힘들 때도 있지만 우리 선수들이 좋은 성적 낼 때마다 보람이 큽니다.”

한국 선수들은 한결같이 심 씨 덕분에 미국 무대에 빨리 적응하고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다면서 고마워한다. 박세리(CJ)는 “처음 미국에 왔을 때는 주위에 도와주는 사람이 없어 힘들었다”면서 “요즘 후배들은 참 편해졌다”고 그를 칭찬했다.

최근 한국 축구의 월드컵 응원에 열을 올리는 심 씨는 “슬럼프에 빠진 선수들을 볼 때 안타깝다”며 “모든 선수가 고르게 잘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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