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해진 아드보 감독님…“수비위주” 지적에 발끈

  • 입력 2006년 6월 23일 03시 01분


‘토고, 프랑스전에서는 초반에 너무 수비적으로 경기를 하다가 위기를 자초했는데 스위스전에서는 전략을 좀 더 공격적으로 바꿀 것인가.’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스위스전을 앞두고 22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수비적’이라는 말을 듣더니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바뀌었다.

“수비적? 우리가 언제 수비적으로 경기를 했느냐. 프랑스를 우리가 공격적으로 플레이한다고 해서 5-0으로 꺾을 수 있는 팀으로 보이느냐.”

그는 ‘공격축구’를 지향한다고 하지만 ‘모험을 싫어하고 안정 지향적’이라는 비판에 시달려 왔다. 네덜란드를 이끌고 유로2004(2004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 4강의 성공적인 결과를 내고도 젊은 선수들을 과감히 기용하지 못하는 소극성 때문에 네덜란드 팬 및 언론과 심한 불화를 보이기도 했다. 이날 아드보카트 감독은 “결국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하는 상황까지 왔는데 토고전 후반 인저리타임 때 프리킥 공격 기회를 그냥 공 돌리며 보낸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결국 자신의 본심(?)을 드러내고 말았다.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한국이 무슨 세계적인 팀이라고 생각하느냐. 토고는 ‘아무것도 아닌 팀’(nothing)인가? 본선 진출 32개 팀은 어떤 팀도 결코 만만하지 않다”고 말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날 평소에 즐겨하던 농담도 거의 하지 않았다.

‘무실점 스위스를 어떻게 이길 것이냐. 비책이 있느냐’는 질문에 신경질적으로 ‘스위스보다 한 골 더 넣겠다’라고 답했다.

하노버=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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