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수비축구를 한다고? 무슨 소리, 스위스전을 잘 지켜봐라.”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24일 오전 4시(한국 시간) 하노버 AWD아레나에서 열리는 스위스와의 2006 독일 월드컵 G조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화려한 공격축구를 선보이겠다고 선언했다. 토고 프랑스 경기에서 경기 초반 수비축구를 하다 골을 허용해 큰 어려움을 겪었던 한국으로선 이젠 초반부터 이기는 경기를 펼쳐야만 한다.
○ 포백 시스템일 땐 박지성 중원 사령관으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한국축구의 색깔이 달라진다. 토고, 프랑스전에서는 박지성을 왼쪽 공격수로 투입하고 미드필드에 이을용(트라브존스포르)과 이호(울산 현대)를 투입했다. 김진규(주빌로 이와타)-김영철(성남 일화)-최진철(전북현대) 스리백 라인에 수비형 미드필더 2명, 양쪽 미드필더에도 수비인 이영표(토트넘 홋스퍼)와 송종국(수원 삼성)을 세웠으니 수비에 집중하는 선수가 무려 7명이나 됐다. 프랑스전도 이영표를 오른쪽으로 옮기고 김동진을 왼쪽에 투입했을 뿐 상황은 비슷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공격축구를 한다면 박지성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투입해야 한다. 박지성이 이 자리에 서게 되면 설기현(울버 햄프턴)-조재진(시미즈 S펄스)-이천수(울산) 스리톱에 볼을 투입하는 플레이메이커를 하면서 조재진 밑에서 처진 스트라이커 역할도 하게 된다. 결국 공격수가 4명이 돼 3명이던 토고, 프랑스전과 달리 공격적이 될 수 있다.
토고, 프랑스전 후반에 보여줬듯 안정환(뒤르부르크) 등 공격수를 초반부터 대거 투입할 수도 있지만 이는 지나친 모험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기본적으로 수비에 치중한 뒤 역습을 노리기 때문에 박지성을 초반부터 공격형 미드필더로 투입할지는 미지수다.
○ 스위스 최전방-미드필더 역할 수시로 바꿔
스위스는 알렉산더 프라이(렌)에 마르코 슈트렐러(쾰른) 또는 하칸 야킨(영보이스)을 투톱으로 내세운 4-4-2 포메이션을 주로 쓴다. 특히 프라이와 슈트렐러 투톱은 공격형 미드필더 리카르도 카바나스(쾰른)와 수비형 미드필더 요한 포겔(AC밀란), 그리고 좌우 날개 라파엘 비키(함부르크)와 트란퀼로 바르네타(레버쿠젠) 등 미드필더들과 펼치는 다양한 협력플레이가 돋보인다.
프라이는 최전방 공격수이지만 미드필더 못지않은 움직임을 보인다. 전방이 여의치 않으면 빈 공간을 찾아 미드필더로 내려가 바르네타나 비키에게 공간을 찾아 준다.
바르네타 등 미드필더들이 최전방 스트라이커 역할을 할 때도 많다. 따라서 스위스는 공격 루트가 다양하다. 19일 토고전에서 프라이의 선제골과 바르네타의 쐐기골도 모두 이런 조직적인 움직임에서 나온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은 프라이와 슈트렐러 등 공격수뿐 아니라 미드필더들의 움직임까지 파악해 전략을 짜야 한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수비형 미드필더에 이을용과 이호(혹은 김남일)를 투입하고 스리백(김동진-김영철-최진철)과 포백(김동진-김영철-최진철-이영표)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상대가 투톱일 경우 스리백을 써야 하지만 공격적인 전술을 펼치기엔 포백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하노버=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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