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고 붉은 밤…“대~한민국” 밤새워 거리 응원

  • 입력 2006년 6월 24일 03시 09분


김수환 추기경이 한국-스위스전을 앞둔 22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 가톨릭대 교정에서 붉은악마 응원복을 입고 한국팀에 대한 격려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사진 제공 한국천주교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
김수환 추기경이 한국-스위스전을 앞둔 22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 가톨릭대 교정에서 붉은악마 응원복을 입고 한국팀에 대한 격려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사진 제공 한국천주교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
한마음으로 ‘꿈★’이 이뤄지기를 밤새 간절히 바랐다. 그리고 이 염원이 태극전사의 가슴에 투혼으로 타오르기를 기대했다.

2006 독일 월드컵 16강 진출의 운명이 걸린 한국팀의 예선 마지막 경기인 스위스전이 열린 24일 새벽 전국은 또다시 붉은 함성으로 뒤덮였다.

12번째 선수인 국민은 가족끼리, 연인끼리 삼삼오오 거리로 몰려나왔다. 이들은 23일 밤부터 목이 터져라 ‘대∼한민국’을 외쳤고 함성 사이로 아침 해가 떠올랐다.

선수 가족들은 기도하는 심정으로 한국팀을 응원했고 방학을 맞은 대학가에서도 ‘오! 필승 코리아’의 함성이 끊이지 않았다.

한국-스위스전이 시작되기 훨씬 전인 23일 오후부터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 앞 청계광장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등 광화문 일대에 사람들이 몰려들어 서울에서만 거리 응원 인파가 37만 명을 넘었다.

영남과 호남지역 주민들은 “남부지방에는 비가 내릴 수도 있다”는 기상청의 예보에도 불구하고 ‘장맛비를 응원 열기로 말리겠다’는 각오로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전국 100여 곳에서 100여만 명(경찰 추산)이 거리응원전을 펼쳤다.

▽밤새 외친 ‘대∼한민국’=이날 청계광장과 서울광장 등 광화문 일대에는 프랑스전 때(20만여 명)보다 많은 25만여 명이 몰렸다. 주5일 근무로 출근 부담을 벗은 직장인들과 쉬는 토요일을 맞은 초중고교생들도 거리응원에 가세했다.

16강 진출 여부가 걸린 한판 승부를 펼치는 태극전사들이 스위스팀을 몰아붙일 때마다, 위협적인 슈팅이 상대의 골문을 위협할 때마다 일제히 자리에 일어서서 함성을 질렀다.

23일 오전 9시부터 서울광장에 일찌감치 나와 ‘명당’에 자리를 깔고 있던 회사원 강청하(20·여) 씨는 “거리응원전에 참가하려고 야간근무까지 바꿨다”고 말했다.

일찍부터 몰린 시민들로 서울광장은 경기 시작 7시간 전인 23일 오후 9시경 이미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메워졌다. 시민들은 경기가 시작될 때까지 가수들의 공연 등을 즐기며 응원 분위기를 고조시켰고 광화문 일대 주점과 찜질방, 숙박업소들은 TV로 경기를 지켜보는 사람들로 붐볐다.

부산 대전 등 지방 곳곳에서도 밤새 ‘대∼한민국’의 함성이 이어졌다. 부산에서는 연제구 거제동 아시아드주경기장에 6만여 명 등 5곳에서 11만5000여 명이 응원전을 펼쳤고 대전에서도 10만여 명이 거리응원에 참여했다.

▽마음 졸인 선수 가족=박주영 선수의 아버지 박필용(52) 씨는 경기가 열리는 동안 경북 포항시의 한 기도원에서 한국팀의 16강 진출을 간절히 기도했다. 박 선수의 어머니 김옥란(52) 씨는 경기가 열린 독일 하노버 현지에서 한국팀을 응원했다.

김진규 선수의 고향인 경북 영덕군 영덕읍에서는 김 선수의 아버지 김정길(56) 씨와 어머니 정금자(53) 씨가 마음을 졸여 가며 이웃 100여 명과 함께 경기를 지켜봤다.

2006 독일월드컵 대한민국 vs 스위스
2006 독일월드컵 프랑스 vs 토고
2006 독일월드컵 스페인 vs 사우디아라비아
2006 독일월드컵 우크라이나 vs 튀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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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전 앞둔 하노버 거리응원전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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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이색응원 현장속으로[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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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독일월드컵 크로아티아 vs 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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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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