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승으로 일찌감치 16강 티켓을 거머쥔 스페인은 앞선 2경기에서 3골을 넣은 페르난도 토레스를 선발 출전에서 제외하는 등 여유를 보였지만 사우디아라비아가 넘기에는 너무 강한 상대였다.
스페인은 23일 카이저슬라우테른에서 열린 2006 독일 월드컵 조별리그 H조 마지막 경기에서 후안 카를로스 국왕과 소피아 왕비가 지켜보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를 1-0으로 눌렀다. 전반 36분 호세 안토니오 레예스가 상대 진영 좌측에서 올려 준 크로스를 후아니토가 번개처럼 달려들며 머리로 받아 넣은 골이 결승점이 됐다.
스페인의 루이스 아라고네스 감독은 2004년 8월 대표팀을 맡은 이후 A매치 25경기 무패(17승 8무) 기록을 이어 갔다. 사우디아라비아는 1994년 미국 월드컵을 시작으로 4연속 월드컵 본선에 올랐지만 1994년 16강 진출에 성공한 뒤 이후 대회에서는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해 ‘중동의 강호’ 체면을 구겼다. 스페인에 0-4로 참패했지만 사우디아라비아를 4-0으로 꺾으며 제 페이스를 찾은 우크라이나는 베를린에서 열린 같은 H조 경기에서 ‘득점 기계’ 안드리 t첸코가 후반 25분에 얻은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튀니지를 1-0으로 꺾고 2승 1패로 16강에 올랐다. t첸코는 2경기 연속 골을 넣으며 뒤늦게 가동된 득점포에 불을 붙였다.
한편 F조 브라질은 이날 호나우두가 2골을 넣은 데 힘입어 일본을 4-1로 꺾었다. 3승으로 조 1위를 확정한 브라질은 28일 0시 ‘검은 돌풍’ 가나와 16강전을 치른다.
전반 33분 선제골을 뽑은 일본은 잠시나마 기적을 기대했지만 전반 인저리타임 때 호나우두에게 동점골을 내준 뒤 후반 주니뉴(8분), 지우베르트(14분), 호나우두(35분)에게 연거푸 골을 허용하며 1무 2패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같은 조의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호주는 크로아티아와 일진일퇴의 접전을 벌인 끝에 2-2로 비겼다. 월드컵 사상 첫 16강 진출에 성공한 호주는 27일 0시 이탈리아와 8강 진출을 놓고 다툰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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