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운 새벽…한국 알프스 못넘고 날개접다

  • 동아닷컴
  • 입력 2006년 6월 24일 03시 09분



함께 뛰었던 6월은 뜨거웠다. 피 흘렸던 도전은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함께 모인 광장에서 모두가 행복했다. 우리는 하나였다. 함성이 사라진 광장에서 일상으로 돌아가도 6월을 흔들었던 투혼은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한국이 혈전 끝에 2006 독일 월드컵 16강전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은 24일 독일 하노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조별리그 G조 3차전 스위스전에서 0-2로 패했다.

한국은 1승1무1패(승점 4)로 이날 토고를 2-0으로 이겨 1승2무를 기록한 프랑스(승점 5)에 뒤져 조 3위가 돼 각조 1,2위가 나서는 16강전 진출이 좌절됐다. 이날 한국을 이긴 스위스는 2승1무(승점 7)로 G조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토고에 2-1 역전승을 거두고 거함 프랑스와 1-1로 비기는 등 선전했으나 마지막 경기에서 무릎을 꿇어 쓴 잔을 마셨다.

한국은 이날 예상을 깨고 박주영 조재진 박지성 스리톱에 이천수를 처진 스트라이커로 내세우는 파격적인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젊은 피' 박주영의 공격력을 가세해 최대한 공격적인 축구를 펼치려는 딕 아드보카트 감독의 복안이었다.

그러나 한국은 전반 23분 스위스의 하칸 야킨이 날린 프리킥을 이어 받은 필리페 센데로스의 헤딩슛을 막지 못해 선제골을 내주었다. 이 때 최진철과 얼굴이 부딪쳐 두 선수 모두 피를 흘렸다. 최진철은 붕대를 붙인 채 뛰었고 센데로스는 경기 내내 피를 철철 흘렸다. 한국은 전반 후반부터 맹공에 나섰으나 끝내 스위스의 골문을 열지는 못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16강전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매 경기마다 1백만 명 이상의 거리 응원단이 나서며 국민적 열정 보였다. 4800만은 투혼 앞에 열광했다.

두 번째 골은 아르헨티나 주심 오라시오 엘리손도의 어이없는 편파 판정이 만들어낸 골이었다.

한국은 패배조차 격렬했다.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졌지만 저력을 보여준 6월이었다. 한국은 패했어도 투혼과 도전정신은 패하지 않았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한국의 응원단은 더 큰 응원을 보냈다. 우리에겐 내일이 있다.

하노버=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경기 상보

한국, 16강 진출 좌절… 스위스에 0-2 분패

한국이 스위스의 벽을 넘지 못하고 아쉽게 분패, 16강 진출이 좌절되는 아픔을 겪었다.

한국은 24일(이하 한국시간) 하노버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2006 독일월드컵 G조 최종전 스위스와의 경기에서 전반 필리페 센데로스에게 선제골을 내줬고 후반 알렉산더 프라이에게 석연찮은 추가골을 허용, 0-2로 패했다.

한편 같은 시간 쾰른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G조의 또다른 최종전 프랑스-토고전에서는 프랑스가 후반 10분 파트리크 비에라의 선제골과 16분 티에리 앙리의 추가골로 2-0으로 승리했다.

한국은 이로써 1승 1무 1패(승점 4)를 기록, 스위스(2승 1무 승점 7)와 프랑스(1승 2무 승점 5)에 밀려 16강 진출이 아쉽게 좌절됐다.

스위스는 한국을 꺾고 G조 1위를 확정, 오는 27일 오전 4시 쾰른에서 우크라이나와, 토고를 꺾고 기사회생한 프랑스는 오는 28일 오전 4시 하노버에서 스페인과 각각 16강전을 치른다.

한국은 앞선 2경기와 마찬가지로 전반 선제골을 내주며 어려운 경기를 펼쳐야 했다. 특히 후반 주심의 어정쩡한 판정으로 내준 추가골로 추격 의지가 한풀 꺾인게 진한 아쉬움으로 다가왔다.

한국은 전반 4분 이천수의 왼쪽 돌파, 8분 박지성의 중거리 슈팅으로 스위스 문전을 두드리며 필승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나 10분 스위스의 트란퀼로 바르네타에게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허용하는 아찔한 장면을 맞기도 했다.

한국은 전반 23분 선제골을 내주며 리드를 내줬다. 우리 진영 오른쪽에서 하칸 야킨의 왼발 프리킥을 문전 왼쪽의 센데로스가 솟구치며 헤딩슛, 우리 골문 오른쪽 골네트를 가른것.

반격에 나선 태극전사들은 42분 김진규가 문전 혼전 중 왼발 슈팅했으나 골대 밖으로 벗어났고 45분에는 이영표가 오른쪽에서 크로스한 볼을 박주영이 잡아 페널티 왼쪽에서 슈팅했지만 힘이 없었다.

45분에도 이천수가 아크 정면에서 슈팅했으나 골키퍼가 몸을 날리는 선방에 막혀 아쉬움을 남겼다.

전반을 0-1로 마친 한국은 후반 1분 이호가 중거리 슈팅을 시도하며 반격을 개시했다.

한국은 18분 안정환, 21분 설기현을 잇달아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지만 스위스 골문은 쉽사리 열리지 않았다.

주심의 매끄럽지 못한 경기 운영으로 추가골을 내준 것은 후반 32분.

스위스의 사비에 마르제라즈가 페널티 안의 프라이에게 볼을 건네줬고 이를 잡은 프라이가 오른발 슈팅, 우리 골네트를 갈랐다. 그러나 프라이가 볼을 잡는 순간 선심이 오프사이드를 판정, 깃발을 들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의 오라시오 엘리손 주심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스위스의 골을 그대로 인정했다. 한국 선수들과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강력히 항의했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엘리손 주심은 마르제라즈의 패스가 한국 수비를 맞아 굴절된 상황이라 오프사이드가 아니라고 본 것.

한국은 이후 후반 인저리타임때 안정환이 잇달아 슈팅을 시도하는 등 경기 막판까지 투혼을 발휘했지만 끝내 스위스 골문을 여는데는 실패, 패전의 아픔을 맛봤다. '맨 오브 더 매치(Man of the Match)'에는 스위스의 프라이가 선정됐다.

[동아닷컴]

○전반 주요 상황

2분 이호의 반칙으로 스위스가 미드필드 부근에서 프리킥을 얻어냅니다. 프리킥한 볼 한국 수비가 먼저 외곽 처리합니다.

4분 이천수가 왼쪽으로 돌파, 문전으로 크로스했으나 받아주는 선수가 없습니다.

8분 박지성이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키퍼가 잡아냅니다.

10분 스위스의 트란퀼로 바르네타가 이운재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맞아 슈팅, 무위로 끝납니다. 한국, 실점위기를 넘깁니다.

17분 스위스의 알렉산더 프라이가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이운재 골키퍼가 잡아냅니다.

19분 김진규가 중앙선 부근서 프리킥한 볼, 너무 길어 골라인 벗어납니다.

21분 스위스의 리카르도 카바나스가 페널티 오른쪽에서 우리 수비 2명을 제치고 문전으로 크로스했지만 한국 수비가 걷어냅니다.

23분 박주영이 트란퀼로 바르네타를 수비하다 밀쳐 경고를 받습니다.

26분 한국, 선제골을 허용합니다. 스위스 하칸 야킨의 왼발 프리킥을 문전 왼쪽의 센데로스가 솟구치며 헤딩슛, 우리 골문 오른쪽 골네트를 그대로 가릅니다.

34분 스위스, 우리 진영 오른쪽에서 김남일의 반칙으로 프리킥을 얻어, 문전으로 크로스했으나 이운재 골키퍼가 직접 잡아냅니다.

38분 스위스의 하칸 야킨이 왼발 프리킥을 시도했으나 이운재 골키퍼 정면으로 향합니다.

42분 이천수가 중거리 슈팅을 날렸으나 골키퍼가 외곽 처리합니다.

42분 김진규가 문전 혼전 중 왼발 슈팅했으나 골대 밖으로 벗어납니다.

45분 이영표가 오른쪽에서 크로스한 볼, 박주영이 잡아 페널티 왼쪽에서 슈팅했지만 힘이 없습니다.

45분 이천수가 아크 정면에서 슈팅했으나 골키퍼가 몸을 날리는 선방에 막힙니다.

인저리타임 스위스의 알렉산더 프라이가 왼쪽 코너킥을 헤딩 슛했지만 골대 오른쪽으로 벗어납니다.

○후반 주요 상황

1분 이호가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대 밖으로 향합니다.

13분 스위스의 알렉산더 프라이가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으나 골문을 벗어납니다.

18분 한국, 이영표를 빼고 안정환을 투입합니다.

19분 스위스의 알렉산더 프라이가 슈팅한 것이 오른쪽 골대를 맞춥니다.

21분 한국, 박주영을 빼고 설기현을 투입합니다.

21분 조재진이 오른쪽 코너킥을 문전에서 헤딩슛 했으나 골키퍼가 외곽 처리합니다.

22분 조재진이 또다시 오른쪽 코너킥을 헤딩슛 했지만 골문 위로 벗어납니다.

32분 한국, 추가골을 허용합니다. 스위스의 알렉산더 프라이가 페널티 오른쪽에서 슈팅, 우리 왼쪽 골네트를 가릅니다. 프라이가 볼을 잡는 순간, 선심이 오프사이드를 판정해 깃발을 들었지만 주심은 스위스의 골을 그대로 인정합니다. 한국 선수들과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강력히 항의했지만 주심은 판정을 번복하지 않습니다.

38분 김진규가 문전 혼전중 슈팅한 것이 수비수 몸을 맞고 골대를 맞았습니다.

박주영, 스위스전 왼쪽 윙포워드 선발 출격

‘천재골잡이’ 박주영(21·FC 서울)이 16강 진출의 운명이 걸린 스위스와의 경기에 선발 출전한다.

딕 아드보카트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24일(한국시간) 오전 하노버 니더작센 스타디움에서 열린 G조 예선 마지막 경기에 박주영을 왼쪽 윙포워드로 선발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경기에서 벤치에 앉아 동료들의 플레이를 지켜봤던 박주영으로서는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월드컵 데뷔전을 치르게 됐다.

한국 축구팬들이 오랫동안 갈망해온 ‘축구천재’ 박주영이 골을 넣고 한국이 16강에 오르는 장면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 큰 경기일수록 더욱 빛나는 박주영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지난 프랑스전과 마찬가지로 ‘4-3-3’ 포메이션을 선택했다. 스리톱은 왼쪽부터 박주영-조재진-박지성을 배치해 공격력을 극대화했고 허리라인은 이천수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더블볼란테’ 김남일과 이호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했다.

그동안 오른쪽 측면공격수로 활약했던 이천수의 공격형 미드필더 기용은 그동안 선보이지 않았던 전술. 공격적인 축구로 스위스를 반드시 꺾겠다는 아드보카트의 의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포백수비는 김동진-김진규-최진철-이영표가 호흡을 맞춘다. 지난 프랑스와의 경기 때처럼 오른쪽 윙백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이영표를 오른쪽 윙백으로 기용했고, 김동진을 선발 투입시켰다.

근육통을 호소하고 있는 김영철은 선발에서 제외됐으며 토고전에 선발 출전했던 김진규가 다시 중앙수비로 모습을 드러냈다.

골키퍼는 변함없이 이운재가 맡는다. 공격력이 뛰어난 안정환, 설기현, 정경호 등은 경기 후반 조커로 투입될 전망이다.

한편 4-4-2 포메이션을 사용하는 스위스는 알렉산더 프라이와 하칸 야킨을 투톱으로 배치했다. 라파엘 비키, 리카르도 카바나스, 요한 포겔, 트란퀼로 바르네타가 중원을 지키고, 포백수비는 슈피허, 필리페 센데로스, 파트리크 뮐러, 크리스토프 슈피허가 맡는다. 골키퍼는 파스칼 추베르뷜러.

■ 한국축구대표팀 스위스전 베스트 11

(GK) : 이운재

(DF) : 김동진, 김진규, 최진철, 이영표

(MF) : 김남일, 이천수, 이호

(FW) : 박주영, 조재진, 박지성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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