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력의 주인공은 여자프로농구(WKBL) 국민은행의 외국인 센터 마리사 스테파노바(27·러시아).
그는 24일 천안에서 열린 신세계와의 여름리그 홈경기에서 3쿼터 종료 5초 전 덩크슛을 터뜨렸다. 하프라인 근처에서 신세계 양정옥의 볼을 가로채기 해 골밑으로 달려간 뒤 그대로 점프해 바스켓 안에 공을 우겨넣고는 양손으로 림에 매달린 것.
여자농구 코트에서 덩크슛이 기록된 것은 1998년 출범한 프로에서는 물론이고 그 이전 아마추어 시절에도 없던 일.
덩크슛은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게 사실이다. 여자선수들은 키와 점프력이 떨어지고 무리하게 시도하다 부상할 수도 있다.
1997년 막을 올린 미국여자프로농구(WNBA)에서도 6시즌 만인 2002년 리사 레슬리(LA스파크스·195cm)의 덩크슛이 아직도 유일한 것으로 남아 있다.
203cm의 큰 키에 스피드까지 뛰어난 스테파노바는 3월 유로리그 올스타전에서 덩크슛을 선보인 데 이어 한국 여자농구에 새 이정표를 세웠다.
스테파노바는 “WKBL에서 1호 기록을 남겨 기쁘다. 리사 레슬리도 1개 밖에 못한 덩크슛을 나는 두 번째 하게 돼 개인적으로도 영광이다. 솔직히 부담이 되기는 하지만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더 해 보겠다”고 말했다.
5년 전 결혼해 네 살 된 아들을 둔 주부선수 스테파노바는 올 시즌 득점(24.5득점) 리바운드(18.5개) 블록슛(3.8개)에서 모두 1위를 달리며 국민은행을 선두로 이끌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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