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다시 시작하자…본선 원정 첫승은 쾌거다

  • 입력 2006년 6월 26일 03시 03분


1승 1무 1패.

한국축구대표팀이 2006 독일 월드컵에서 얻은 결과는 사상 처음 월드컵 본선에 오른 1954 스위스 월드컵부터 지금까지 해외에서 거둔 최고 성적이다. 1994년 미국 월드컵 때의 2무 1패가 그동안의 최고 성적. 13일 토고전에선 2-1로 역전승을 거두고 해외 원정 4무 10패 만에 첫 승을 기록한 것은 뜻 깊은 일이다.

한국이 24일 스위스에 0-2로 지면서 G조 3위로 16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축구전문가들은 “한국 축구의 현실에 비춰보면 과분한 성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2002 한일 월드컵 때 4강 신화를 이룬 한국이지만 축구 시스템은 여전히 후진적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이번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에서도 탈락 위기까지 몰렸다. 한 축구인은 “사실 본선에서 3패가 우리 축구 현실에 걸맞은 성적이다. 실력보다는 선수들의 투지가 합쳐져 토고를 누르고 귀중한 1승을 거뒀고 강호 프랑스와 비겼다”고 분석했다.

이번 월드컵으로 K리그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부각됐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매번 수만 명의 관중 앞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기하는 유럽 선수들과 몇 천 명 앞에서 뛰는 K리그 선수들은 수준차가 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16강 진출에 실패한 감독의 변명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국내파 선수들이 4만∼6만 관중 앞에서 얼어버리고 위기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당황했던 게 사실이었다.

핌 베르베크 수석코치 등 외국 코칭스태프는 “승리보다는 축구하는 법을 배우는 리그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용수 KBS 해설위원은 “선수들이 K리그를 통해서도 유럽으로 갈 수 있도록 경기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쾰른=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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